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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서평] 기생충 속 짜파구리의 의미, 욕망을 통해 읽다 - 『욕망의 모모(某某)한 대상』
[신간서평] 기생충 속 짜파구리의 의미, 욕망을 통해 읽다 - 『욕망의 모모(某某)한 대상』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1.02.04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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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서 본 인간의 욕망

짜파구리와 복숭아를 통해 엿보는 계층상승의 욕망(영화 <기생충>), 누군가의 인생을 파멸로 몰아넣는 복수의 욕망 (영화 <올드보이>). 『욕망의 모모(某某)한 대상 : 영화 속 욕망 이야기』는 한국영화가 다루어온 인간 욕망을 평론가 11명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평론집이다. 책의 제목은 루이스 브뉘엘 감독의 영화 제목 <욕망의 모호한 대상>을 응용하여 만들었다. 모모(某某)하다는 단어는 ‘모모 대학 출신’ 같이 어떤 사물을 한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이다.

제목처럼 책이 다루는 욕망의 범주에는 한계가 없다. 누군가가 말했듯, 우리의 욕망은 세상의 모든 색감을 모아도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채롭기에 늘 채워지기 어렵다. 그 갈급함과 목마름은 우주만큼 팽창하는 상상력으로 자라난다. 우리가 인간 욕망에 관해 탐구하는 것은 그로 말미암아 인간 존재를 깊숙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우의 몸으로 표현된 기술 변화의 욕망과 타인을 갈망하는 성애적 욕망, 진실에 가닿고자 하는 욕망까지... 욕망의 발현과 해소라는 큰 흐름 속에서 11장의 평론은 인간 존재에 대한 저마다의 해석을 내놓았다.

 

농밀하고 치열한 욕망이 선사하는 긴장감

 

영화 기생충 포스터
영화 <기생충> 포스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기생충>에 관한 내용이다. 책의 5장 ‘가족 욕망의 희비극 - <기생충>’에서 서성희 평론가는 다양한 상징으로 표현된 신분구조와 계층상승의 욕망을 인문학적 시선으로 들춰냈다. 가령 짜파구리는 영화에 등장하는 세 가족에 대한 비유다. 값싼 라면인 ‘짜파게티’와 ‘너구리’는 빈곤층 두 가족을, ‘한우 채끝살’은 상류층 가족을 의미한다. 세 음식이 한 접시에 담긴 모양새가 꼭 세 가족이 한 집에 공존하는 모습같다. ‘짜파게티’와 ‘너구리’ 가족은 그들보다 높은 계층인 ‘한우’가족이 아닌, 같은 계층 안에서 경쟁한다. 여기에 사용되는 장치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복숭아’다. 서로의 약점을 잡아서라도 일자리를 차지하려는 모습이 필사적이고도 잔인하다. 이제 영화 속 ‘피자’와 ‘갈비찜’은 또 어떤 욕망을 보여주는지 궁금증이 인다.

책의 8장 ‘영혼에 새겨진 죄의식으로 그대 불행하리라’ 에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복수의 욕망을 다뤘다. 영화 <올드보이>가 그리는 복수는 끊임없이 데칼코마니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고통의 축제’다. 

 

영화 유키코 한 장면
영화 <유키코> 한 장면

인간의 욕망은 희극도 비극도 아닌 현상 그 자체, 진실을 향하기도 한다. 제 10장 ‘<유키코>,감독의 목소리 – 진실에의 욕망, 그 너머’는 진실을 추구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욕망을 다뤘다. 책에서 다룬 영화 <유키코>는 여성의 목소리로 여성에 대해 말함으로으로써 진실에 가닿고자 했다. 

10장에 걸쳐 소개되는 욕망은 농밀하고 치열하다. 독자는 그 숨 막히는 긴장감에 기진맥진해질 것이다. 뜨거움을 식히듯 책은 마지막 장 ‘꿈꾸기를 통한 욕망의 해소’를 펼치며 숨을 고른다. 더불어 왜 ‘영화’인지, 인간 욕망이 표현되는 이 방식에는 어떤 함의가 있는지 실마리를 제시한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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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yulara1996@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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