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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만찬은 이제 그만, ‘몸과 마음’을 존중하는 건강한 식사법
최후의 만찬은 이제 그만, ‘몸과 마음’을 존중하는 건강한 식사법
  • 바람저널리스트(변서연)
  • 승인 2022.04.17 0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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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말고 직관적 식사>

우리는 종종 다이어트를 평생 가지고 가야 할 숙제로 여기곤 한다. 여러 번에 걸쳐서 평생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것은 듣기만 해도 힘들다. 특히 다이어트의 부작용이 가장 큰 문제가 되는데 대표적으로 폭식, 먹토, 거식증 등과 같은 섭식장애가 있다. 한국 섭식장애 연구소에 따르면 흔히 먹토라 불리는 퍼징(purging:음식을 스스로 역류시켜 토하는 행위)은 오히려 체중 증가의 위험을 초래하고, 토하는 것을 쉽고 편안하게 느낄수록 중독되기 쉽다고 한다. 폭식은 주로 홀로 있을 때 하게 되며 최후의 만찬이라는 명목하에 보이는 음식이 다 없어질 때까지 배부른 것의 한계를 넘어서 계속 먹게 되는데 그런 행동에 대해 상당한 수치심과 죄책감을 동반하기도 한다.

최근 유튜브에서 폭식, 먹토 등 섭식장애와 관련된 영상이 업로드되고 있다. 영상 댓글에는 자신이 겪은 섭식장애 이야기를 공유하는 공감성 댓글도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인간에게 음식의 적당한 양을 조절하지 못하는 상황은 스스로 상당한 좌절감과 자괴감을 안겨준다. 불충분하고 엄격한 식사로 인해 겪게 된 섭식장애 증상을 스스로 멈출 수 없게 되었고 마음마저 피폐해져 가는 다이어터들은 반복되는 다이어트의 굴레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 1) 폭식 브이로그, 섭식장애 영상 등 높은 조회수를 보이고 있다.(출처: 유튜브 직접 캡쳐)
(사진 1) 폭식 브이로그, 섭식장애 영상 등 높은 조회수를 보이고 있다.(출처: 유튜브 직접 캡쳐)

 

다이어트의 딜레마에서 벗어나자

<다이어트 말고 직관적 식사>는 반복되는 다이어트에 지쳤거나 다이어트로 인한 부작용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을 위해 영양전문가인 에블린 트리볼리와 엘리스 레시가 고안해낸 직관적 식사법 안내서이다.

 

(사진 2) 직관적 식사 책 사진 (출처: 직접 촬영)
(사진 2) 직관적 식사 책 사진 (출처: 직접 촬영)

 

현재 자신의 식습관 유형 판단을 판단하는 방법, 직관적 식사에 대한 소개, 이를 실천할 수 있는 10가지 원칙과 함께 이를 언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직관적 식사에 관해 자주 하는 질문과 답변 또한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다이어트는 단기적인 기아 형태이기에 그러한 상태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할 때면 먹는 행위 자체가 제어할 수 없는 필사적인 행위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기에 폭식은 기아와 다이어트에 대한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해석한다.

(사진 3) 다이어터의 딜레마 '다이어트 말고 직관적 식사' (출처:직접 촬영)
(사진 3) 다이어터의 딜레마 '다이어트 말고 직관적 식사' (출처:직접 촬영)

 

다이어트를 성공한 사람은 분명 존재한다. 사람들은 종종 다이어트 후 성공적인 체중 변화, 체형 변화에만 초점을 두는데 이러한 관점은 다이어트가 마무리되고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지 오히려 부작용을 얻었는지는 알 수 없게 만든다. 특히 무의식적인 다이어트는 다이어트의 부작용을 겪지만 감지하기가 어려워 문제가 된다. 대표적인 무의식적 다이어트 보기로는 꼼꼼하게 탄수화물 그램 수 계산해서 먹기, 정해진 시간에만 먹기,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과 비교하기 등이 있다. 우리는 다이어트의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더욱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기 위한 준비, 과정에 좀 더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먹는 법만 바꿔도 인생이 바뀐다

죄 많은음식을 먹을 때마다 자신이 통제 불능이라고 느끼고 스스로 만든 원칙(저녁 6시 이후로는 먹지 않는다)을 어길 때마다 죄책감에 빠지곤 했다-p.40

저자는 직관적 식사는 다이어트라는 족쇄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새로운 식사법이라고 말한다. 이를 통해 음식과의 관계를 바꿀 뿐만 아니라 당신의 인생까지 바꿔줄 수 있다고 말한다. 쉽게 말해 직관적 식사는 뇌를 존중한다는 뜻이다. 몸이 보내는 배고픔의 신호에 따라 도덕적인 딜레마 없이 자신이 선택한 음식을 먹는 자연스러운 행위이다.

책에서는 유아를 직관적 식사자로 소개한다. 음식, 신체 이미지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이를 음식 앞에 자유롭게 내버려 두면, 아이는 몸이 필요로 하는 것을 스스로 찾아 먹는다. 19911월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아동들의 에너지 섭취량의 변동성(The Variability of Young Children’s Energy Intake)에 따르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먹을 수 있게 한 식사마다 아동들의 음식 섭취량은 다양하지만, 시간을 두고 바라보면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성장을 위해 몸이 필요한 것에 따라 식사를 조절할 수 있는 타고난 능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책 속 캐리라는 인물은 평소 자신감 넘치는 성격의 소유자였으나 주변의 많은 여자들이 살을 빼야 한다거나 살찌는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다이어트를 했기에 본인도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그녀는 다이어트를 하면 체중이 줄고 몸과 음식을 통제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지만 점점 정도가 지나쳐 거식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심리치료를 병행했지만 최후의 만찬을 가져야 한다는 사고방식에는 변함이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전문가와 함께 몸을 신뢰할 수 있도록 직관적 식사 원칙을 적용해 몸의 신호에 집중하는 연습을 했다. 예를 들어, <직관적 식사 원칙 3> ‘음식과 화해하라를 적용해 이제껏 금지해왔던 음식을 먹어보는 시도를 했다. 시간이 지나고 캐리는 이제 밤중에 배가 고프면 낮에 충분히 먹지 않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게 변화하였고 그녀는 이제 정상체중을 유지하며 스스로 먹고 싶은 걸 결정해 자유롭게 살아가게 되었다.

이미 우리는 몸의 균형에 맞게 조절하며 식사할 수 있도록 태어나지만, 사회, 문화적인 영향에 의해 올바른 식사에 대해 압박감을 느끼게 되었다. 역설적으로 다이어트 사고방식이 없다면 자연스럽게 좋은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음식을 즐겨라

감옥에서 나온 기분이에요. 이제 음식에 대한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워졌어요.” “배고픈 날도 있고 배부른 날도 있어요. 식단을 어겼다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더 먹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p.10

 

필자 또한 체중 감량을 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한 경험이 있다. 3개월간 15 kg를 감량했고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후 음식을 선택하는 상황에서 강박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지나치게 칼로리를 계산하거나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을 참아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감정이 격해진 적이 있다. 책 속 데니스 또한 좋아하지만 자신에게 금지된 음식인 쿠키를 애써 무시하고 원래 먹고 싶었던 음식의 대체품인 유령 음식으로 과일을 먹었다. 결국 만족스럽지 못한 식사를 함으로써 먹고 싶은 음식에 대한 갈망만 그대로 남게 했다.

 

(사진 4) 직관적 식사 10가지 원칙 중 1~5원칙
(사진 4) 직관적 식사 10가지 원칙 중 1~5원칙

 

(사진 5) 직관적 식사 10가지 원칙 중 6~10원칙 (출처: 직접 촬영)
(사진 5) 직관적 식사 10가지 원칙 중 6~10원칙 (출처: 직접 촬영)

 

<직관적 식사 원칙 6> ‘만족 요인을 찾아라에 따라 기분 좋은 환경에서 정말로 원하는 음식을 먹을 때의 즐거움으로 만족감을 느껴보기로 했다. 필자는 치팅데이에만 허용하던 음식을 행복하게 음미하며 먹었고 만족감을 충분히 느끼기 시작하니까 대신 먹던 불만족스러운 음식을 먹지 않게 되며 먹는 총량도 줄게 되었다. 직관적 식사를 시작하기 전 다이어트를 접었다. 한편으로 떠오르는 다이어트 사고방식으로 인해 쉽지 않았지만, 꾸준히 직관적 식사 원칙을 시켜나갔고 기운을 돋우는 운동과 병행하니 체중은 오히려 감소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혹독하게 몰아세우지 않고도 체중 감량이 되었던 일화를 통해 필자도 더 음식에 집착하지 않는 일상을 보내게 되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을 알기

직관적 식사는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어렵다. 내 몸, 마음의 필요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은 몸이 원하는 만큼만 먹어 직관적 식사에 성공할 수도 있고 음식에 대한 잘못된 원칙을 걸어 실패하는 날이 있을 수도 있다. 이제까지 음식이 필요하다는 몸의 요구를 애써 무시해왔던 다이어터들에게 꾸준히 몸과 마음의 상태를 정확하게 바라보고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노력하면 조금씩 일상의 식사 모습은 바뀌어 간다. “직관적 식사는 태어나 내가 나를 가장 정성껏 돌본 일이었어요.”라는 책 속 경험자의 말처럼 나의 취향을 알아가는 것이 중요한 요즘,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알아가고 몸이 원하는 음식에 소통하며 정성껏 돌보는 것으로 생각하면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내 몸을 혹독하게 몰아세우기보다는 요구하는 것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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