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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의 감춰진 비밀" : <마니에르 드 부아르> 9호 『맛의 쾌락』
“미식의 감춰진 비밀" : <마니에르 드 부아르> 9호 『맛의 쾌락』
  • 박지수 인턴, 김유라 기자
  • 승인 2022.10.20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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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마니에르 드 부아르> 9호 『맛의 쾌락』
ㅡ '궁금했던 와인 이야기' 부터 '패스트푸드의 고기흉내' 까지 ...
ㅡ 미식의 다양한 이야기 한 권에 담다
<마니에르 드 부아르> 9호 『맛의 쾌락』 / 18,000 원

 

그야말로 '미식'의 시대다. 우리 주변에는 각종 맛집과 먹방 콘텐츠들이 넘쳐난다. 간단한 요리법을 단 1분안에 설명하는 유튜브 '쇼츠' 부터 유명 연예인들이 소개하는 '줄 서는 맛집' TV쇼 까지... 여기저기서 "이 맛있는 음식을 한 번 사서 먹어보라"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그들은 얼마나 맛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뿐 그 음식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주지는 않는다.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를 설명한다"는 말, 들어본 적 있는가?

음식은 우리에게 그 존재 자체를 넘어서는 문화적 상징이자 기호가 되었다. 인생의 주요한 즐거움인 음식에서 찰나의 쾌락을 얻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영혼의 만족을 얻어야 한다.

<마니에르 드 부아르>가 9번째로 펴내는 『맛의 쾌락』은 모두 4부 22편의 글로 이뤄진다. '좋은 음식을 먹을 권리'와 '유기 농업에 맞서는 브르타뉴의 재래식 농업' 등 음식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 또 공장식 농장에 대한 비판과 '비건'의 사회학까지... 테이블 예술과 향락의 대상이 된 식도락의 이면을 진단한다.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보고 한참이나 망설일 시간이 없다! <마니에르 드 부아르> 『맛의 쾌락』과 함께라면 당신은 진정한 미식가가 되어 미식생활이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

 

 

식탁 위의 예술

 

<마니에르 드 부아르> 9호 『맛의 쾌락』 내지

고급 요리의 사회학 (리크 판타지아)

2003년 2월 24일 오후, 프랑스 최고의 셰프 베르나르 루아조가 침실에서 스스로 엽총을 쏘아 세상을 마감했다. 부검 결과, 의심의 여지 없는 자살이었다. 하지만 고인이 유언 한 마디 없이 세상을 떠났기에, 업계 동료나 언론은 물론 가족들 내부에서도 고인의 자살 동기를 찾으려 애를 썼다.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일단 업계에서의 평가 하락이 주된 자살 동기가 아니었겠느냐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호모 페스티부스, 식탁으로 가다 (세바스티앙 라파크)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생활리듬이 식사 시간도 점점 빼앗아가고, 길거리 음식이 유행하며, 기업 경영자들은 영양보조식품을 먹으면서 더 이상 식사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고 자랑한다. 반면에 30%의 아이들은 학교식당 급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살충제와 각종 첨가제,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음식은 의혹의 대상이 되었으며, 영양실조에 걸린 300만 프랑스인이 식량 원조로 살아가는 상황에서 프랑스 정통 미식을 문화유산으로 기리는 것은 뭔가 그로테스크하고 부당한 점이 있다.

 

마법사의 제자들

 

<마니에르 드 부아르> 9호 『맛의 쾌락』 내지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은 우리 모두의 권리 (카를로 페트리니)

켄터키 출신의 농부로 시인이었던 웬델 베리(Wendell Berry)는 자신의 시(詩)에서, “미식은 과학과 정치, 문화 분야에 속한다는 것”이라고 간단히 언급했다. 또한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미식은 문화적 정체성을 확인하는 정치적 도구이자 진행 중인 세계화에 대적할만한 고결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먹는 즐거움이자 삶의 질을 본질적으로 구성하는 ‘미식’을 이렇듯 높이 평가하는 것이 나쁠 것은 없다.

 

토마토는 그래서 붉었다 (피에르 돔)

사소한 소비 습관이 때론 일파만파의 결과로 이어진다. 겨울철 토마토 1kg의 이면에도 우리의 소비 습관이 불러온 무시무시한 현실이 감춰져 있다. 밍밍한 맛의 토마토를 감내해야 하는 소비자, 스페인 농장에서 혹사당하는 외국인 노동자, 과로에 시달리는 동유럽 출신의 화물 기사, 운송트럭이 내뿜는 매연, 폭리를 취하는 대형 유통업체들까지…. 이렇듯 토마토 하나에 무역 세계화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누가 우리의 접시를 채우나?

 

패스트푸드점의 탈육체화된 고기 흉내 (파스칼 라르들리에)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한다. 자연제품만을 취급하며 환경보호와 동물 보호를 위해 노력한다고. 그러나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 패티는 탈육체화된 비현실적인 형태로 고기 흉내만을 내고 있다. 케첩에 파묻히고 핏물은 모두 빠져 고유의 색이 사라진 햄버거 패티는 선진국과 고기의 모호한 관계를 상징한다.

 

스타벅스와 서브웨이의 불편한 ‘소셜 워싱’ (브누아 브레빌)

본사로부터 착취를 당하는 가맹업주들은 자기 직원들에게 똑같은 고역을 치르게 한다. <CNN>방송이 미국 노동부의 자료를 토대로 시행한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가맹업주들이 2000년에서 2013년 사이 노동법을 위반한 사례가 17,000건에 달했다.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거나 판매금액 계산이 맞지 않는 경우 불법적으로 임금에서 삭감을 하고 부당해고를 하 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매장 차원에서 이루어진 위법’이며 본사와는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해명한 드루카 회장의 반응에 가맹업주들은 낙담했다.

 

한편, <마니에르 드 부아르> 시리즈는 서점과 온라인 홈페이지 정기구독 등으로 만나볼 수 있다.

 


<목차>

 

#서문 - 먹거리 속의 ‘불편한 진실’ ― 브누아 브레빌
#책을 내며 - 혀끝 쾌락에 집착하는 당신의 영혼 ― 김지연 

#1부 마법사의 제자들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은 우리 모두의 권리 ― 카를로 페트리니
토마토는 그래서 붉었다 ― 피에르 돔
                    18세기의 '데자뷔'
초가공식품 위생논란, 유기농식품 수요폭증 ― 가티앵 엘리
고급식품에서 생태재앙이 된 연어 ― 세드릭 구베르뇌르
투쟁의 대상이 된 학교 급식 ― 마크 페레누 외
토마토 통조림에 얽힌 자본주의의 역사 ― 장바티스트 말레
세계를 점령한 중국산 농축토마토 ― 장바티스트 말레

#2부 누가 우리의 접시를 채우나?

패스트푸드점의 탈육체화된 고기 흉내 ― 파스칼 라르들리에
스타벅스와 서브웨이의 불편한 '소셜 워싱’ ― 브누아 브레빌
유기 농업에 맞서는 브르타뉴의 재래식 농업 ― 마엘 마리에트
값싼 고기는 어떻게 식탁에 오르나 ― 아녜 스티엔
로봇 착유기에 거액 투자한 낙농업자들의 비극 ― 마엘 마리에트
아프리카의 유전자변형식품 전쟁 ― 레미 카라욜
‘친환경’ 바이오 농업의 성장 촉진법 ― 필리프 바케
                    강대국 경작지 된 나라들

#3부 식량이 불안하다! 

기아 공포 ― 아크람 벨카이드
식량, 마지막 투기 은신처 ― 장 지글러
빌 게이츠 재단의 수상한 농사법 ― 크리스텔 제랑드
농지를 휩쓰는 무자비한 기업들 ― 뤼실 르클레르
악순환을 거듭하는 아프리카의 식량문제 ― 데이비드 비슬리
기아는 서구의 탐욕이 부른 비극 ― 장 지글러

#4부 식탁의 예술

고급 요리의 사회학 ― 리크 판타지아
                    레스토랑 등급의 표준이 된 ‘미슐랭’
                    레스토랑 탄생의 역사
볼로냐의 화려한 식도락 파크 ― 장바티스트 말레
호모 페스티부스, 식탁으로 가다 ― 세바스티앙 라파크
그것은 와인이 아니다! ― 조너선 노시터
                    시장을 통해 본 와인의 혁명 ― 알랭 가리구
포도주에 역사와 기억이 있다 ― 세바스티앙 라파크
채식, 부르주아의 전유물인가? ― 브누아 브레빌
                    8개 나라가 얽힌 ‘허머스’ 음식 전쟁 ― 아크람 벨카이드
                    역사가 암시한 식량위기 ― 알랭 가리구
                    미식 평론가의 칼럼들

 

 


 

글 · 박지수 인턴,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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