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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드는 최정우 회장 '책임론' ... 화재로 또 멈춘 포스코 포항제철소
고개 드는 최정우 회장 '책임론' ... 화재로 또 멈춘 포스코 포항제철소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3.12.26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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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전 7시7분쯤 경북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화재를 119대원들이 진압하고 있다. 이날 불은 인명 피해 없이 2시간 10분 만에 진화됐다. (포항남부소방서 제공)

연휴를 앞둔 지난 23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대형 화재가 발생해 공장 가동이 한때 중단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7분쯤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용광로)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정전이 발생하면서 2~4고로의 가동이 중단됐다. 포스코 자체 소방대와 포항·경주·영천소방서 소속 소방차 33대, 소방관 100여 명이 진화작업에 나섰고, 화재는 발생 2시간여 만인 오전 9시 24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포항제철소는 예열을 거쳐 다음날 오전 2시 2고로를 시작으로 오전 9시까지 3고로와 4고로를 차례로 재가동했다. 쇳물로 철과 제품을 만드는 후속 생산설비도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 포스코 측은 “화재에 따른 인명 피해는 없고, 설비 가동 중단 시간이 짧아(5~6시간 정도) 철강 제품 생산·수급에도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화재와 관련해 현장의 발빠른 대응이 더 큰 사고를 막았다는 평가가 내려지는 한편, 포항제철소의 시설 관리에 대한 지적 또한 일고있다. ‘제철소의 심장’으로 불리며 24시간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가 약 1년 간 두 번 멈췄기 때문이다. 포향제철소는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로 멈춰 100일 만에 재가동된 바 있다. 이 여파로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4분기 4,355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3일 포항제철소 측과 가진 긴급 영상회의에서 “포항제철소는 우리나라 철강 생산의 핵심 기지로서 일시적인 가동 중단이라도 조선, 자동차 등 수요 산업에 파급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기 회장 선임 앞둔 사고, 3연임 '악재' 될까

 

한편 포스코는 차기 회장 모색에 한창이다. 이미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사내 규정에 따라 자동으로 차기 회장 후보군에 들어갈 수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 출처=뉴스1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1일 ‘CEO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후보추천위원회는 앞으로 회장 후보군 발굴과 자격심사를 등을 통해 최종 후보 1인을 늦어도 내년 2월 중순까지 이사회에 추천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현직 회장의 의사 표명과 관계없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시작되도록 규정을 바꿨다. 이에 최정우 회장은 직접 연임 의사를 밝히지 않더라도 차기 회장 후보군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임기 중 연이은 사건으로 최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수차례 대두된 만큼 이번 사고가 연임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지난해 힌남노 침수 피해 당시, 포스코는 태풍이 상륙하기 일주일 전부터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재난대책본부를 가동한 상황이었으나 최 회장은 주말을 이용해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산 바 있다. 최 회장은 태풍이 상륙한 당일에도 포항제철소 현장에 가지 않고 서울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최 회장에게 “9월 3~4일 태풍으로 모두 긴장한 상황에서 포스코 회장이 골프장에 가 있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책임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구 MBC 뉴스투데이 캡처 (2022.10.05. 방송)

최 회장의 임기 내 발생한 '성비위', 2차 가해 이슈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6월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한 직원은 자신을 성폭행·성추행·성희롱한 혐의로 다른 직원 4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직원은 2021년 12월 심한 성희롱성 발언을 해온 남성 직원 1명을 회사에 신고했지만, 오히려 신분이 노출되면서 부서 내 집단 따돌림과 험담 등 2차 가해까지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일자 포스코는 직·간접적 관리 책임이 있는 임원들을 중징계했다. 그러나 최 회장은 책임을 회피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2021년 12월 신고를 받은 '회장 직속 정도경영실'의 최고 책임자는 최 회장이었음에도 포스코는 김학동 부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된다. 포스코홀딩스는 "CEO후보추천위원회는 회장 후보 추천 일정 및 주요 결과를 공개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회장 선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 김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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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김유라 기자 kimyura@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