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의 대표적인 와인 생산 및 유통업체인 디마인 이스테이트(Demeine Estates)에는 톡톡 튀는 에너지와 카리스마를 겸비한 필래나 부비에(Philana Bouvier) 사장이 있다. 그녀는 “와인은 재미있는 순간을 만들고 추억을 함께 나누는 문화로서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한다.
하이츠 셀라, 잉크 그레이드 등 고품질의 브랜드를 소유한 디마인 이스테이트에서 도매, 마케팅, 수출입 업무를 총괄하는 부비에 사장은 미국 와인 유통업계에 ‘뉴 나파(New Napa)’란 용어를 확산시킨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뉴 나파’는 현상 유지에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자연 농법으로 만든 와인에 위대한 와인 생산자들의 스토리를 더하여 소비자들에게 접근하는, 이른바 새로운 물결의 생산 방식을 취하는 흐름이다.

부비에 사장은 한국 와인 소비자들에게 자사 제품인 잉크 그레이드 안도솔, 잉크 그레이드 나파 밸리 카버네 소비뇽, 하이츠 셀라 LOT C-91, 하이츠 셀라 나파 밸리 카버네 소비뇽 등을 추천했다. 그녀는 알코올 도수가 낮고 퀄리티 높은 이 와인들이 한국 음식들과 페어링을 잘 이룰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에서 베트남계 부모 사이에 태어난 그녀는 청소년기를 보낸 하와이에서 친절, 겸손, 존중의 미덕을 배웠고, 주류업계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팀을 운영하여 놀라운 매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부비에 사장은 20년간 미국 주류 도매업계 경력을 바탕으로 디마인 이스테이트의 사장에 부임한 것은 인생에서 손꼽을만한 스릴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녀와의 인터뷰는 태평양을 이메일로 오가는 서면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부비에 사장이 보내온 답변에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성심성의껏 질문에 답하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미국 와인업계에 대한 생생한 정보뿐만 아니라, 미국 와인 주류업계에서 성공한 경영인인 그녀의 독특한 인사운영 방식, 멘탈 관리, 멘토 운영 기법 등도 흥미로웠다.
'뉴 나파'는 와인애호가들에게 어필하는 새 물결의 나파 와인
디마인 이스테이트의 제품들이 한국 시장에서 어떻게 자리매김 되기를 기대하나요?
“저희 회사의 파인 와인 포트폴리오에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와인들이 있어요. 특히 나파 밸리 카버네 소비뇽 포트폴리오는 구조감과 밸런스가 뛰어나고 우아한 것이 장점입니다. 로렌스 와인 이스테이트는 와인 생산자가 아닌 수입/도매업체입니다. 오너인 Gaylon Lawrence가 Carlton McCoy와 설립한 회사가 더마인 이스테이트 하이츠 셀라, 버저스, 잉크 그레이드, 스토니 힐, 브렌들, 헤인즈에서 생산된 와인들은 자연 농법으로 정성스레 만들어져, 높은 퀄리티의 맛을 자랑한답니다. 특히 낮은 알코올 도수의 자연스러운 맛 덕분에 한식과 잘 어울릴거에요.”
한국 소비자들에게 자연농법으로 생산된 잉크 그레이드와 하이츠 셀라의 어떤 와인을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잉크 그레이드의 경우 안도솔, 나파 밸리 카버네 소비뇽, 하이츠 셀라의 경우엔 LOTC-91, 나파 밸리 카버네 소비뇽을 추천하고 싶군요. 우아한 맛으로 역시 한국 음식과 훌륭하게 페어링 될 겁니다.”
부비에 사장님이 생각하는 '뉴 나파(New Napa)'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뉴 나파는 와인 양조 농법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의미해요. 새롭게 등장한 와인 애호가들을 겨냥해 새로운 물결의 와인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거죠. 우리는 현재에만 머무르고 싶지 않거든요.”
와인 양조와 마케팅, 운영에 있어서 부비에 사장님이 가장 우선시하는 핵심 정책이 있다면요?
“저희의 뛰어난 생산자들이 와인 양조를 한다면, 저와 제 팀은 그 와인을 유통하기 위한 도매·마케팅·수출입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저희의 훌륭한 와인 생산자와 와인을 알리고, 판매로 이어지게 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요. 그것이 제게 주어진 역할이니까요.”

하이츠 셀라 테이스팅 살롱이 제공하는 고품격 와인 체험의 무대
디마인 이스테이트의 나파 밸리의 여성 와인 전문가들을 위한 행사(Celebration of Women in Wine tour)는 최근 오픈한 하이츠 셀라의 테이스팅룸을 각별히 조명했습니다. 그곳에 방문하고 싶어하는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흥미로운 정보가 있을까요?
“하이츠 셀라의 테이스팅룸은 대단히 특별하게 기획된 공간이에요. 매우 훌륭한 환대 장소이면서,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체험의 무대이기도 하죠. 이 테이스팅룸에 들어서는 순간, 여러분은 1961년부터 6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나파 밸리에서 클래식 와인을 만들어온 하이츠 셀라의 유서 깊은 전통을 체험할 수 있을 거에요.
이 테이스팅룸은 조 하이츠가 하이츠 셀라를 세운 해에 첫 구입했던 세인트 헬레나의 와이너리 부지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곳의 큐레이터들이 지금의 하이츠 셀라를 있게 한 독특한 테루아와 양조법을 여러분에게 설명해줄겁니다. 통상적인 와인 시음과 차별화되는 고품격 체험이 될거에요.”
당신은 다양성이 귀사의 DNA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다양성은 무엇일까요?
“맞아요. 다양성은 우리의 DNA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지나온 인생과 경험에 근거해 직원을 채용합니다. 전통적인 와인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전환 가능한 관련 기술과 경험을 갖춘 사람을 선호해요. 이 같은 채용으로 다른 전통적인 와인 회사와 차별화되는 우리 회사만의 프로필을 자연스럽게 만들게 됩니다. 전통방식을 답습하지 않는, 소위 ‘뉴 나파’의 일부인 것이죠.”

당신의 인생에서 ‘와인’은 어떤 의미를 갖나요?
“와인은 제 모든 것을 의미해요. 제 사람들과 소중한 시간을 함께 보내는 순간의 즐거움 같은 것이라고 할까요. 전 하루의 고된 일과를 마친 뒤 친구들, 동료들, 지인들과 와인 한 잔과 함께 멋진 식사를 하거나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기념할 만 한 일들을 축하하곤 해요. 인생에서 크고 작은 성취들과 그 순간들을 함께 회고하는 것이죠. 이처럼 와인은 재미있는 순간을 만들고 기억을 함께 나누는 문화로서 아주 중요해요. 특히 제가 좋아하는 한국 음식과 함께, 와인을 곁들여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이게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느껴집니다.”
“위대한 와인 생산자들을 대표하는 특권은 행운”
베트남계 여성으로서 이렇게 성공적인 CEO가 되신 비결이 뭘까요?
“저는 매사에 긍정적이지만, 현상유지를 싫어하고 불필요한 규범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아요.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기호를 따르려면 우리가 변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회사가 나파 밸리의 리더로서 혁신을 향해 전진하도록 노력해왔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우수한 와인 생산자들을 대표한다는 책임감을 잊지 않았어요. 자연을 경외하는 이 생산자들은 매우 유사한 DNA를 공유합니다. 모든 과정에서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해 자연스러움을 살려요. 그 정신을 저도 언제나 존중했습니다.”
성공의 노하우가 있다면요?
“인생에는 놓쳐선 안 될 터닝포인트가 있어요. 생각해보면 제게도 그런 순간이 몇 번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제가 하와이 영스 마켓의 전무가 됐을 때였는데, 아마 미국 도매업계에서 ‘35살의 여성 전무’는 제가 처음이었을거에요. 주변에서는 반신반의 했지만, 최선을 다한 결과 우리 도매팀은 처음으로 1억 달러 매상을 달성하는 큰 성취를 이뤄냈죠. 조직에서 길러낸 사람들과 긍정적인 문화를 이루어냈고, 이 인연을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요. 두 번째 터닝포인트는 하와이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전근해서 영스 마켓의 신사업개발 담당 수석부사장을 맡을 때였습니다. 기업가 정신과 팀 플레이가 중요한 신사업개발은 회사에서 가장 힘든 역할 가운데 하나에요. 게다가 그때는 하와이 출신이 다른 도시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어요. 하지만 좀 더 넓은 영역의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저에게는 리더십의 기회가 되었고, 다양한 영업방법을 배우고 실험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최고의 터닝포인트는 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의 터닝포인트는 바로 디마인 이스테이트의 사장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경력 20년의 도매업자에서 공급업자, 수입업자로 변신하는 것은 제 인생에서 꼽을만한 스릴이었어요. 우리 팀은 럭셔리한 나파 밸리 카버네 소비뇽 포트폴리오의 성장을 이루어 냈고, 부르고뉴와 샹파뉴, 프로세코, 토스카나, 보르도 지역의 리더를 포함한 브랜드들과 글로벌 수입 파트너십을 넓혔습니다. 캘리포니아 내 최고 클래스의 세일즈 마케팅 팀을 구축하였고, 아울러 세계와 미국에서 고급 와인 시장 점유율을 높였습니다. 아직, 최고의 터닝포인트는 오지 않았다고 봐야겠군요.”
한국의 젊은이들, 특히 여성들에게 멘토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세상에는 독불장군이 없어요. 같은 분야, 또 다양한 분야의 지인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멘토십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운이 좋았어요. 최고의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으니까요. 바로 이들을 멘토삼아 건설적인 피드백을 받아야 해요. 단순한 칭찬 뿐 아니라, 실패에 대한 충고를 통해 위기의 시기에 전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요. 실패가 여정의 일부임을 배우는 것은 성공을 위한 최선의 훈이 될거에요. 두려움 없이 대담하고, 자신에게 확신을 갖기를 바랍니다.”

하와이에서 배운 친절과 겸손, 존중의 정신
마지막으로 개인사가 궁금하군요.
“저의 부모님은 1970년 북 베트남에서 미국에 이민을 오신 분들입니다. 저는 미국 동부에서 2녀 중 첫째로 태어났으며 16살에 아시아계가 많이 사는 하와이로 이주했습니다. 그곳에서 모든 사람을 친절과 존중으로 대하는 ‘알로하 정신’을 체득했습니다. 하와이 사람들의 몸에 밴 친절과 겸손은 제가 인생을 꾸려 나가는 데 있어 끊임없이 선한 영향을 주었어요. 특히 한국 음식을 처음 맛보고 한국식 불고기를 사랑하게 된 곳이 하와이인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식당은 오아후에 있는 ‘서라벌’이에요. 하와이에 갈 때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가는 곳인데요. 두부와 야채가 들어간 김치찌개, 고기 구이, 그리고 물론, 식당 직원들도 변함없이 최고랍니다.”
디마인 이스테이트가 추천하는, 하이츠 셀라 & 잉크 그레이드 와인
하이츠 셀라 Heitz Cellar
1961년 조 하이츠(Joe Heitz)에 의해 설립된 하이츠 셀라는 나파 밸리의 발전과 미국 와인의 근대화를 이끌어낸 1세대 와이너리로서 존경 받고 있습니다. ‘품질에 대한 헌신’을 강조하며 유기농으로 포도를 재배해온 하이츠 셀라는 모든 포도밭이 친환경 인증을 받았습니다. 특히 카버네 소비뇽만을 100% 사용해 빚은 와인은 이들의 고집과 장인정신을 보여줍니다.

Heitz Cellar,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나파 밸리를 대표하는 와인으로 알려져있습니 다. 하이츠 특유의 매우 단단한 구조감이 돋보 이면서도, 부드러운 바닐라와 윤택한 초콜릿의 맛을 냅니다.

Heitz Cellar, Lot C-91 Cabernet Sauvignon
오크빌과 러더포드, 세인트 헬레나, 하웰 마운 틴 AVA의 싱글 빈야드에서 재배한 최고급 카버 네 소비뇽으로 생산 와인입니다. 고품질의 와인 의 순수하고 정결한 맛이 돋보입니다.
잉크 그레이드 Ink Grade
하웰 마운틴(Howell Mountain) 측면의 위태로운 경사에는 잉크 그레이드의 빈야드가 웅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와인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강도와 깊이, 풍부한 미네랄리티는 야생적인 순수함, 우아함을 자아냅니다. 나파 밸리에서 가장 큰 규모의 디메터(Demeter) 인증 바이오다이내믹 빈야드이기도 합니다.

Ink Grade, Howell Mountain Cabernet Sauvignon
깎아지는 듯 경사진 하웰 마운틴의 빈야드 중 가장 높은 곳에서 자라난 포도로 빚어낸 와인 입니다. 특별한 테루아가 선사하는 흙 내음, 스 파이시함, 과실의 생생함이 깃들어 있습니다.

Ink Grade, Andosol
5백만년 전 캘리포니아에서 생성된 화산암과 화산재의 테루아가 느껴지는 와인입니다. 풍부 한 영양의 토양이 강렬함과 깊이를 더하고, 라 즈베리, 블랙 페퍼, 바이올렛의 아로마가 두드러집니다.
* 해당 기사는 나라 셀라의 협찬으로 편집ㆍ제작되는 와인 매거진 6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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