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발달장애인 특수학교 건립과 다큐멘터리영화 <학교 가는 길>

다큐멘터리영화 <학교 가는 길>(김정인, 2021)은 강서구 자양동 장애인 특수학교 건립과 관련하여 강서장애인부모회와 강서비상대책위원회의 갈등을 그려낸다. 전국 특수학교 재학생의 절반은 매일 왕복 1-4시간 거리를 통학하며 힘겨운 등교로 고통받는다. 이 영화는 강서장애인부모회의 이은자(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 정난모(강서장애인부모회 회장) 조부용(강서장애인부모회 부회장), 장민희(강서장애인부모회 사무국장)와 김남연(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대표)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2. 장애인 특수학교: 강서장애인부모회와 강서구 자양동 주민의 갈등

<학교 가는 길>의 전반부는 장애인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건립과 관련하여 강서장애인부모회와 강서구 자양동 주민의 갈등을 통해 장애인 교육 복지와 지역주민 이해관계의 충돌을 그려낸다. 폐교된 공진초등학교 부지의 사용과 관련하여 장애인 특수학교를 건립하고자 하는 서울시교육청과 학부모의 의견과 국립한방병원을 건립하고자 하는 강서구 국회의원과 지역주민의 의견이 대립한다. 이러한 대립은 2016년 서울시 교육청 주민 반대 시위, 1차 주민토론회, 서울시청 발달장애 종합대책 촉구 농성과 삭발투쟁, 2016-2017년 서울시교육청, 강서구청, 바른정당 점거 농성이라는 사건으로 나타난다.

이 영화는 사적 관계의 화합과 공적 갈등을 대비시킨다. 공적 문제는 2020년 현재 182개 특수학교의 과포화로 인해서 재학생의 46%가 왕복 1-4시간 거리에서 통학하며, 서울 시내 특수학교 개교는 2002년 이후 17년째 지역 주민의 반대로 전무하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발달장애인 학부모와 아동의 관계에서 시작한다. 학부모가 칼 썰기, 상추 따기, 믹서기 돌리기 등의 일상생활을 장애인 자녀에게 교육하면서 계속 칭찬하면서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학부모는 웃음, 건강한 체격, 무대 체질, 곰 세 마리 노래 등 자녀의 장점을 열거하고, 장애인 학부모들의 가족, 전우, 동지같은 끈끈한 관계를 통해 사적 관계의 화합을 강조한다.

공적 갈등은 주민토론회를 통해 강서장애인부모회와 강서비상대책위원회가 첨예하게 충돌하면서 장애인부모와 지역주민의 대립을 그려내며 해결점을 찾지 못한다. 강서구 지역주민은 혐오시설 밀집, 땅값 하락 때문에 특수학교 건립을 반대하며 김성태 국회의원이 공약으로 내세운 국립한방병원 건립을 요구한다. 강서장애인부모회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추진하는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건립을 요구한다. 주민토론회는 눈물, 소리 지르기, 몸싸움 등 장애인부모회와 지역주민의 심각한 대립을 보여주며, 강서장애인부모회는 강서구 주민토론회, 서울시청 촉구 농성과 삭발투쟁, 서울시교육청, 강서구청, 바른정당 점거농성 등 투쟁의 영역을 확대해 간다.
3. 지역 불균형: 국가 주거정책의 모순과 공진초등학교 폐교

<학교 가는 길>의 중반부는 국가 주거정책의 모순과 공진초등학교 폐교를 통해 지역 불균형의 문제를 제기한다. 사회 취약계층의 집단수용이라는 국가 주거정책의 모순은 지역 불균형과 공진초등학교의 폐교로 나타나고, 특수학교 건립을 둘러싼 혐오시설과 집값 하락으로 인한 주민의 불만과 반대로 터져 나온다. 이러한 문제는 2017년 2차 주민토론회와 장애인부모의 무릎 꿇기, 장애인부모의 무릎 꿇기에 대한 언론 보도, 정치권과 정부의 지지 성명, 서울시교육청, 더불어민주당,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교육부의 지원정책으로 이어지면서 특수학교 건립에 대해 긍정적 의견이 다수를 이루게 된다.

공적 갈등에서 강서구 주민은 특수학교를 반대하지 않지만 강서지역 특수학교를 반대하며 장애인 밀집지역으로 인한 집값 하락을 우려하며, 강서장애인부모회는 김성태 의원의 국립한방병원의 가공의 희망이라며 비판한다. 2차 토론회에서 장애인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는 영상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언론에 보도되면서 국회와 정부의 지지로 이어지면서 여론의 무게중심이 특수학교 건립으로 쏠리게 된다. 강서구 자양동 특수학교 문제는 강서특수학교, 서초특수학교, 중랑특수학교 등 서울지역 특수학교 설립 문제로 확대하고, 구청 점거농성 및 시위, 교육청과 학부모 대 국회의원과 주민의 대립이라는 갈등을 그려낸다.

특수학교를 둘러싼 공적 갈등은 국가 주거정책으로 인한 지역 불균형이라는 공적 문제로 이어진다. 강서구 자양동은 1990년 16,200여 세대의 가양택지개발지구 아파트가 건립 공사를 시작하면서 국내 최대의 임대아파트가 설립되어,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독거노인, 탈북민 등 저소득층 거주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 된다. 국가 주거정책은 임대아파트를 통한 취약계층의 집단수용으로 지역사회의 극심한 불만을 불러일으키고, 지역 낙후로 인한 학군 기피 현상으로 인한 학생 감소로 2015년 공진초등학교가 폐교되면서 지역 불균형 문제를 제기한다.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세워지는 특수학교 건립은 임대아파트로 인해서 소외계층 밀집지역이 된 것에 대한 지역 주민의 반발을 더욱 불러일으키게 되고, 교육부지를 병원부지로 용도변경할 수 없는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김성태 국회의원의 국립한방병원 공약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게 된다.
4. 장애인 인권: 장애인 가족의 힘겨운 현실과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학교 가는 길>의 후반부는 발달장애인의 현재와 미래의 인권 문제를 통해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장애인부모회는 강서특수학교를 둘러싼 대립, 협의, 건립에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통합교육, 가족 지원, 일자리 마련, 자립과 통합이라는 장애인 인권 문제로 나아간다. 이러한 문제는 김성태 국회의원의 특수학교 반대 의견 포기, 2018년 특수학교 설립추진 설명회,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도입촉구 결의대회, 서진학교 설립 강서지역 협의회와 주민들 불참, 서진학교 착공과 교육감·국회의원·비대위원장의 향후 국립한방병원 설립 합의, 2020년 서울서진학교 개교라는 사건으로 나타난다.

이 영화는 장애인 부모와 지역주민의 갈등과 특수학교 건립이라는 문제가 해결되지만,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라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장애인 인권이라는 문제로 확대한다. 여론과 정부의 지지로 인해서 김성태 국회의원이 방송에서 자신이 중재조정자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수학교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표명하게 된다. 설명회의 대립과 협의회에서의 지역주민 불참으로 갈등이 이어지지만, 서진학교 착공식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김성태 국회의원, 강서비대위원장이 악수를 나누면서 향후 통합학교 부지에 국립한방병원 건립 지원을 약속하면서 갈등과 문제가 해결되는 국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영화는 장애인의 통합교육과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라는 공적 문제와 장애인 가족의 내적 갈등과 고통을 제기하면서 장애인 인권 문제가 끝나지 않은 중요한 과제임을 강조한다. 장애인 부모는 자녀에 대한 따돌림. 괴롭힘, 놀림 등 학교 적응 문제를 제기하고 현재의 입시교육으로 인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2015년 서울시교육청과 고용노동부가 추진한 서울발달장애인훈련센터에 대한 지역 주민의 반대로 장애인 부모들이 무릎을 꿇으며 호소하는 등 장애인 복지와 관련된 문제는 계속 힘겨운 상황에 부딪히고 있다.
장애인 인권이라는 공적 문제는 장애인 가족의 내적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힘겨운 현실을 드러낸다. 발달장애인 가족은 24시간 양육의 현실, 학부모 52%의 우울증세, 발달장애인 가족의 자살 사건 등을 눈물로 호소하며, 발달장애인의 일자리 마련, 지역사회 내 자립과 통합이라는 인권 문제를 제기한다. 장애인 부모는 발달장애인 자녀로 인해서 재미, 나누기, 인간미, 인사, 또 다른 세상, 좀 더 안기, 교만 내려놓기, 인격 형성, 사람 되기, 사람 보는 눈, 더 좋은 사람, 생의 의미 등의 의미를 털어놓는다. 마지막 장면은 장애인 부모가 자녀에게 건강, 더 잘 해주기, 탄생의 이유, 주변과 옆을 보기, 아픔과 행복 등 사랑과 고마움을 전하는 영상으로 끝이 난다.
5. 특수학교 건립: 발달장애인 인권 문제와 지역 불균형의 모순

<학교 가는 길>은 발달장애인 학부모와 강서구 자양동 주민의 갈등(전반부), 국가 주거정책의 모순과 공진 초등학교 폐교(중반부), 장애인 가족의 힘겨운 현실과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촉구(후반부)를 통해 특수학교 건립 문제, 지역 불균형 문제, 발달장애인 인권 문제를 제기한다. 이 영화는 강서장애인부모회-교육청과 지역주민-국회의원의 대립(전반부), 특수학교에 대한 여론과 국회-정부의 지지(중반부), 교육감-국회의원-비대위원장의 합의와 특수학교 건립(후반부)을 통해 갈등의 화합과 문제의 해결이라는 해피엔딩을 보여준다. 하지만, 장애인 자녀의 통합교육, 장애인 가족의 자살 사건,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등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면서 영화가 끝이 난다는 점에서 장애인 인권 문제가 현재진행형임을 강조한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학교 가는 길> 포토
글‧서곡숙
문화평론가 및 영화학박사. 현재 청주대학교 영화영상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한국영화교육학회 부회장, 한국영화학회 대외협력상임이사, 계간지 『크리티크 M』 편집위원장,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종상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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