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추구형 인재론' 원칙을 따르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위기의 삼성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재용(56) 회장이 28일 이른바 '분위기 쇄신용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한종희-전영현' 투톱체제를 복원하고, 반도체 임원 100명을 물갈이 했다.
3세 이재용 회장이 오늘의 위기를 맡은 것은 삼성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의 '인재 제일주의'와 그의 뜻을 더 발전시킨 2대 회장 고 이건희의 '변화추구형 인재론' 원칙을 따르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특히 아버지인 고 이건희 회장의 '변화추구형 인재론'은 재계에서 유명하다. 그는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 다 바꾸라"고 엄명을 내릴 정도였다. 또 "경영자는 자기 일의 절반 이상을 인재를 찾고 키우는데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명의 인재가 1만명을 먹여 살린다." "일 잘하는 사람의 발목을 잡지 말고, 월급은 줄테니 차라리 가만히나 있어라". 생전에 이같이 수많은 인재론을 펼친 고 이건희 회장은 경영자가 조심해야할 인간 유형을 하나하나 분류해 놓기도 했다.
그는 맨 먼저 '관료화된 인간'을 언급했다. 이런 인간들 주변에는 권위주의자나 형식주의자들이 많이 몰린다. 이런 유형의 지도자 밑에서는 큰 인재가 자랄 수 없고, 자율과 창조가 숨쉴수 없다고 한탄했다. '해바라기맨(예스맨)'은 언제나 듣기 좋은 말만하고, 자신의 의견이 없는 유형이다. 이런 인간형은 문제가 있어도 입을 꾹닫고 있어 문제가 더 커진다.
그가 지적한 '화학비료형 인간'은 재미 있다. 자기를 과시하거나 생색만 내고 부하의 성과를 가로채는 인간형이다. 이런 사람은 능숙한 말솜씨로 잘난척하는 데 대개 '저는...''우리 임직원은...' '삼성임징원은..'등과 같은 표현을 쓰는 특징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가 경계한 인간유형중에는 '스파이더맨'도 있다. 학연, 지연,혈연을 찾아 연줄을 만드는데만 신경을 쓰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실력을 키우기보다는 연줄로 승진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이 주로 조직내 파벌을 조장하고 인화를 해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훌륭한 지도자로 적합한 인재유형으로는 '변화추구형 인재'와 '소신파 인재'를 지목했다.
그런데 조직내에는 '변화추구형 인재'보다는 '변화 기피형 인물'이 더 많다고 한탄했다. 변화 기피형 인물은 스스로 혁신에 앞장 서기보다는 부하가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것까지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죄절시킨다고 지적했다. 경영자가 이런 사람을 방치하면 그의 부하들은 지시받는 일만 하고, 항상 나몰라라 하고 뒷전에 앉아 있는 풍토가 만연해 진다고 경고했다. 또 '소신파 인재'를 그는 원했다. 프로기질과 책임감이 있고,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자기 주장이 강하고 고집이 세 타협하기 힘들지만, 이런 인재가 결국 조직에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재용 회장은 선친으로부터 이런 '밥상버리 교육'을 귀에 피가 나도록 들었을텐데...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도 정말 선친의 뜻대로 삼성의 변화추구형 인재와 소신파 인재들이 발탁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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