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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디플로’ 가격인상의 정치경제학
‘르 디플로’ 가격인상의 정치경제학
  • 성일권
  • 승인 2015.02.01 0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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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 디플로’ 가격인상의 정치경제학

  “<르 디플로>마저 가격을 올리면 우린 어떡하죠?”

2월부터 시행되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의 가격인상에 대한 일부 독자분들의 날선 불만이 마치 호된 따귀를 맞은 듯이 따끔하고 얼얼합니다. 월 1만원에서 1만2천원으로, 연간 10만원에서 12만9,600원으로 올랐으니, 충분히 그럴 만한 질책입니다. 물론, 온라인 구독과 CMS 결제 등 독자님의 재정사정에 맞는 대안책을 마련했지만, 아무래도 송구스럽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가격인상은 5~6년 만의 일이며, 그 사이에 인건비를 비롯해 번역료, 원고료, 임대료, 봉투작업비, 우편료, 종이값, 인쇄비, 홍보비 등 거의 모든 투입비용이 올랐다고 애써 변명해봅니다. 모 재벌신문에서 찍어내는, <르 디플로>와 같은 판형, 같은 40면의 주간지가 부당 1천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만2천 원은 다소 지나친 감이 없지 않습니다. 한번에 20만 부를 찍어내는 광고로 빼곡한 상업매체와, 한 번에 기껏 5천여 부를 발행하며(회사기밀을 누설하다니, 중대한 실수입니다!), 오로지 구독료만 운영하는 <르 디플로>를 비교하는 게 어불성설이지만, 기왕이면 박리다매의 저가에 더 많은 독자분들을 만나지 못하는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르 디플로> 프랑스 본사는 2013년의 총매출(967만4천 유로) 중 판매수익은 87.8%이지만, 광고수익은 2%를 채 넘지 못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한국판 등 해외판 판권수입, 독자기부금 등이라고 밝혔습니다. 독자 기부금은 18만 유로에 달합니다. 2월호 마지막 면에 <르 디플로> 프랑스어판은 19만2,205부 인쇄를 자랑스레 기록했습니다.

저는 주거비와 생필품 및 기호품값 등 모든 게 수직상승하는 상황에서 한 가지 꿈꿔봅니다. 머지않아 저희 <르 디플로>가 수만 부 팔려나가 가격을 반토막내는 그런 날을 말입니다.

최근 고무적인 사실은 <르 디플로>가 언론사, 로스쿨, 국립외교원, 대학원 시험 등을 준비하는 대학생들 뿐 아니라, 연구논문을 쓰는 교수 및 연구원들 사이에 많이 읽히고, 심지어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일반 주부나 고등학생들까지도 읽기모임 동아리를 만들어 빨간 밑줄을 치며 읽고 있다는 점입니다. 얼마 전, 충북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르 디플로> 읽기모임을 만들었다며, 저희 편집위원에 출장 멘토링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르 디플로>는 가격을 올리는 대신, 좀 더 좋은 콘텐츠로 독자님들을 찾아뵙기를 약속드립니다. 또한, 가격 상승분 이상의 답례로 정기독자분들의 섭섭한 심정을 위무해드릴까 합니다. 최근에 출간된 <마니에르 드 부아> 시리즈 1편인 <좌파가 알아야 할 것들>과 그동안 절찬리에 판매된 <르몽드 세계사>1, 2권을 e북 형태로 만들어 증정하려 합니다(2권 중 1권 선택). 부디, 앞으로도 계속하여 <르 디플로>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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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권
성일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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