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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를 띄운 이유는
UFO를 띄운 이유는
  • 홍세화 | 편집인
  • 승인 2009.07.03 12:09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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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호 특집은 <르 디플로> 스스로 “<르 디플로>가 미쳤는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한 UFO(미확인 비행물체)에 관한 것입니다. 이 특집 기사들을 휴가 동안의 가벼운 읽을거리나 더위를 식히기 위한 납량물로 돌릴 수 없는 것은 ‘미확인 비행물체’에 과학적 이성주의나 상상력 너머 인간의 탐욕과 음모가 꿈틀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령 “시민을 순한 양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모든 권력의 꿈이다. …이들을 사이비 과학에 중독시키는 게 효과적일 것이다”라는 인용문이나, “일본 국민들이 보기에 오늘날의 외계인은 김정일이다”라는 말을 가볍게 넘길 수 없습니다. 우리는 ‘늑대 소년’ 이야기를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늑대들은 위협적인 모습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설령 모습을 드러내더라도 주민들에게 접근하지 않습니다. 다만 주위를 맴돌 뿐입니다. 주민들이 그렇게 믿으면 믿을수록 마을 내부의 구체적 모순은 가상의 외부 적 앞에서 맥없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란 관련 기사는 개표 조작과 대규모 시위, 반대파에 대한 강경 진압과 탄압 등 대선 이후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 들어간 이란 사태의 실상을 정확히 포착할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얼마 전에 죽은 가봉의 독재자 오마르 봉고는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그에 관한 글에서 필자는 신식민주의를 날카롭게 고발합니다.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그들 혼자서 아프리카 경제를 망치고 있는 게 아니다. 프랑스 시민들은 그들의 완벽한 공범이다. 프랑스 시민들 모두가 가봉이나 차드의 어린이들이 치료를 받고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 것이다.” <르 디플로>의 이와 같은 비판적 성찰의 화살은 요즘 한국 사회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는 ‘사회적 경제’로 나아가 “사회적 경제가 자본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라고 묻습니다. 또 송두율 교수는 이명박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야만의 법치에 맞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묻습니다.

저는 <르 디플로>의 독자분들이 <르 디플로>의 기사를 완독하기를 바랍니다. “어느 음악을 좋아합니까?”라고 묻지 말고 “어느 음악을 듣습니까?”라고 물으라 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선택하여 좋아하는 음악이 아니라 어느 계기로든 들은 음악이 좋아하는 음악이 됩니다. 국제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읽어야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관심과 흥미가 없어서 읽지 않는 게 아니라 읽지 않았기 때문에 관심과 흥미가 없는 게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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