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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뇌물 혐의로 FIFA 부회장 등 14명 기소 '위기의 블래터'
美, 뇌물 혐의로 FIFA 부회장 등 14명 기소 '위기의 블래터'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5.2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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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스위스 사법당국의 칼날이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향하고 있다. 블래터 회장이 기소 혹은 수사대상은 아니지만 측근들이 부패혐의를 받으면서 양국의 사정기관들이 블래터 회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게다가 양국 사정당국은 신임 FIFA 회장을 선출하는 총회가 열리기 이틀 전에 전격적으로 기소 혹은 수사를 공식화하면서 블래터 회장의 5선 도전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 美 법무부, FIFA 전현직 간부 포함 14명 기소

미 법무부는 27일(현지시간) 블래터 회장의 측근들이 포함된 FIFA 고위관리 9명과 스포츠 업종 관계자 5명 등 모두 14명을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했다. 체포된 고위 간부들은 제프리 웹 현 부회장, 에두아르도 리 집행위원, 훌리오 로차 발전위원, 코스타스 타카스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회장 보좌관, 에우헤니오 피게레도 부회장, 라파엘 에스퀴벨 남미축구연맹(CONMEBOL) 집행위원, 호세 마리아 마린 조직위원, 니콜라스 레오즈 집행위원이 명단에 올랐다. 대부분 북남미 지역연맹 소속이다.

로레타 린치 법무부 장관은 기소 관련 성명에서 "(FIFA의) 부패가 해외뿐 아니라 여기 미국에서도 조직적이고 뿌리 깊게 만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FIFA 관리들이 최소 2세대에 걸쳐 자신들의 높은 지위를 악용해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기소건을 맡은 뉴욕주 동부지방검찰은 남미과 미국에서 지난 수십년 동안 축구가 상업적으로 크게 성장하면서 광범위한 영역에서 1500만달러에 달하는 불법 자금이 오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FIFA 고위 관리, 스포츠 미디어 및 마케팅 업체 임원이 돈세탁, 뇌물 수수 등 부정부패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공갈, 온라인 금융사기, 돈세탁 공모, 탈세, 국외계좌 운영 등 47개 혐의가 적용됐고 유죄가 선고되면 각각 최고 2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기소된 14명 가운데 9명은 FIFA의 전현직 고위 간부들이고 4명은 스포츠 마케팅 임원들이며 1명은 방송국 직원이다.

◇ 스위스, 러시아·카타르 월드컵 개최지 선정 관련 비리 수사 착수 

기소된 FIFA 간부들 9명 가운데 7명은 FIFA 총회가 열리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긴급체포됐다. 스위스 사법 당국은 미 법무부의 범죄인인도 요청에 따라 27일 이른 새벽 총회 참석차 취리히를 방문한 FIFA 간부들이 머물고 있는 5성급 '보르오락'호텔을 급습해 이들을 체포했다. 당초 6명이 먼저 체포된 후 1명이 추가로 연행됐다.

스위스 법무부는 "미 당국의 범죄인 요청에 따르면 뇌물 수수가 미국 은행을 통해 이뤄졌고 이번 범죄가 미국에서 준비됐고 합의됐다"고 전했다. 취리히 경찰은 미 당국이 제기한 뇌물 수수혐의에 대해 FIFA 관리들을 심문했고 조만간 미국으로 신병을 인도한다는 방침이다.

미 법무부와 별도로 스위스 사법 당국도 2018년 러시아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한 범죄수사에 착수했다. 스위스 당국은 FIFA의 취리히 본부건물을 수색해 관련 기록과 컴퓨터를 압수했다.

◇ 체포된 간부 美추방 이의 제기…러' 반발

미국과 스위스가 FIFA의 만연한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행동에 나섰지만 사법권역 문제부터 외교적 논란까지 일면서 실제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일단 취리히에서 체포된 7명 간부 가운데 6명은 이의를 제기하며 추방 유예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법무부는 "미국과 범죄인 인도협정에 따라 체포된 용의자들의 신병을 미국으로 즉각 이송할 수 있다"면서도 "용의자가 추방을 거부할 경우 스위스 법무부가 미국에 40일내로 공식 추방요청을 접수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용의자들이 이송을 거부하면서 최장 40일간 스위스에서 구류된 채 미국으로 추방이 유예될 수 있다.

2018년 월드컵 개최지인 러시아에서는 이번 논란에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7일 성명에서 자세한 사정은 차치하더라도 FIFA 간부들을 체포한 것은 미국이 사법권역 바깥 지역에서 불법을 저지른 또 다른 사례라는 점을 지적한다고 밝혔다.

◇ 블래터 회장 5선 도전 빨간불

블래터 회장은 기소 혹은 체포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5선을 노리는 블래터 FIFA 회장의 측근들이 신임 회장을 선출하는 총회를 이틀 앞두고 전격 체포되면서 블래터 회장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이번 FIFA 회장 선거는 블래터 회장과 알리 빈 알 후세인(40) 요르단 왕자의 양자 대결로 압축된 상태로 블래터 회장의 5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FIFA는 1998년 블래터가 회장에 오른 후 막대한 이익을 누렸고 블래터 회장도 뇌물, 횡령 등의 의혹에 시달렸다. 

FIFA는 관리들의 부정부패 의혹에도 회장을 선출하는 이번 총회를 29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와 카타르로 확정된 2018년, 2022년 월드컵 개최지를 재선정하기 위한 투표도 없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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