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대권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2016년 대선 출마 공식 선언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고 AFP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부시 전 주지사는 '젭! 2016'이라는 선거로고와 함께 출마예고 동영상을 트위터 계정에 공개했다.
그는 선거로고에 '부시' 가문 표기를 조심스럽게 피했다. 아버지 조지 W.H. 부시와 형 조지 W. 부시에 이어 세번째 부시 대통령 후보라는 정치명가로서의 특성보다 부시 전 주지사 자신만의 차별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3분짜리 출마예고 영상에서 부시 전 주지사는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지난 10년간 플로리다 주지사 재직시절 시행했던 개혁정책을 열거했다.그는 "우리 시대 최대의 난제는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사람들 앞에 놓인 장애물"이라며 "사회 취약층이 정책 최우선에 와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보수주의자들을 붙잡을 강력한 리더십"이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또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선후보로서 나는 정책에 대해 보다 분명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며 "미국 차기 대통령에게 필요한 리더십의 자질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부시 전 주지사는 15명 이상의 공화당 잠룡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부패한 워싱턴 정치에 더럽혀지지 않은 노련한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화당 경선의 포문을 여는 아이오와 주 당원대회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그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처음 대선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공화당 내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놓치지 않는 거대 잠룡으로 급성장했으나 경선 승리가 확실시되는 지배적 우위를 차지하진 못했기 때문이다.
미 정치전문지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가 발표한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부시 전 주지사는 11.3%의 지지율로 선두권을 달렸다. 그러나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를 포함한 다른 6명의 공화당 후보와의 격차는 4%에 불과했다. 젊은층의 지지를 받는 히스패닉계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 역시 그 뒤를 뒤쫓고 있다.또 부시 가문의 세번째 대통령후보라는 점은 부시 전 주지사에게 축복이자 저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부시 가의 일원으로서 그는 다른 공화당 후보들에 비해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 연말 대권진출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6개월간 정치활동위원회(PAC) '라이트 투 라이즈(Right to Rise)' 공보팀을 통해 1억달러(약 1100억원)의 선거자금 모금목표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라크 침략에 대해 애매한 입장을 지속하면서 곤궁에 빠져 있어 형 부시의 유산이 부시 전 주지사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플로리다 주를 떠난 지 벌써 8년이 흐르면서 부시 전 주지사의 능력에 대한 회의감을 표출하는 대중 역시 상당한 수준이다.
부시 전 주지사는 지난 9일부터 닷새 동안 독일, 폴란드, 에스토니아 등 외교정책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유럽 순방을 마친 후 귀국해 1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출마 선언에서는 그의 핵심 정책인 교육개혁과 이민법 등에 대한 입장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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