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가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미국이 지원하고 있는 온건 시리아 반군 지원에는 동참하겠지만 지상군은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터키 일간 후리예트에 따르면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전날인 26일 터키 언론사 편집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리아에 "지상군을 파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와 협력하는 (시리아 내) 병력들은 보호받게 될 것"이라며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자유시리아군(FSA)'을 비롯해 IS와 싸우고 있는 온건 성향의 시리아 반군을 공중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시리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쿠르드족 무장세력과 관련해서는 터키를 방해하지 않는 한편 온건파 반군과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다부토울루 총리는 시리아 반정부 세력 중 하나인 쿠르드계 민주동맹당(PYD)이 "터키를 방해하지 않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모든 관계를 끊은 후 다른 반군들과 협력하게 된다면 새로운 시리아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PYD의 군사조직인 '인민수비대(YPG)'는 지난 1월 시리아 북부 코바니를 탈환한데 이어 최근에는 IS의 보급 거점인 탈아비아드를 점령하는 등 시리아 무장세력 중에는 유일하게 IS를 상대로 큰 전과를 올리고 있다.
PYD는 터키 정부가 최근 휴전을 깨고 공격을 다시하기 시작한 '쿠르드노동자당(PKK)'와 연계하면서 쿠르드 자치정부 수립을 꾀하고 있다.
30년 가까이 터키 정부와 내전을 벌인 PKK는 터키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도 테러 단체로 규정한 조직이다. 터키와 PKK의 갈등으로 인해 지난 1984년 이후 4만명 이상이 숨졌다.
때문에 터키 입장에서는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 압박이나 IS 격퇴에 기여하고 있는 점은 환영할 만 하지만 쿠르드계 무장세력의 득세를 무조건 반길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터키와 PKK의 갈등은 26일에도 계속됐다.
PKK는 이날 오전 디야르바키르 인근의 고속도로에서 이동 중이던 터키 정부군 차량을 차량폭탄으로 공격한 후 총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정부군 병사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터키는 보복을 위해 전날이 이어 연이틀 이라크 북부에 위치한 PKK 시설 공습에 나섰다.
터키 남동부 디야르바키르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F-16 전투기 4대는 이날 이라크 북부 하쿠르크에 위치한 PKK 캠프를 타격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이날 터키가 역내 안보와 관련한 자문을 요청했으며 이에 따라 오는 28일 긴급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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