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독일 의회가 이번 프로그램을 승인해줄 것을 독려했다.
독일 의회는 오는 19일 그리스와 국제채권단이 합의한 3차 구제금융안을 표결에 부친다.
여름 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메르켈 총리는 16일 공영방송 ZDF에 그리스가 연금개혁과 채무 변제 조건을 충족하면 IMF가 그리스 3차 구제금융에 동참하는 것을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되면 IMF가 10월부터 3차 그리스 구제금융에 동참할 것을 라가르드 총재가 이사회에 권고할 것이라고 확실하게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이 현실이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IMF가 86억유로에 달하는 그리스 3차 구제금융에 참여할지가 불투명한 가운데 독일 의회가 이번 구제안을 표결을 부치면서 메르켈 총리는 집권 연정 일각의 반대에 직면했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연정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연합(CSU) 의원들은 IMF가 주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이번 구제 금융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폴커 카우더 여당 원내대표는 IMF의 참여가 그리스 3차 구제금융의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라가르드 총재는 그러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그리스의 막대한 부채를 변제할 것을 압박하며 IMF의 참여 여부를 10월까지 두고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채무 상환일을 연장하고 금리를 낮춰 그리스의 부담을 덜어줄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물론 야당인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의 전폭적 지지로 독일 의회가 이번 구제금융안을 승인할 것은 확실시된다.
하지만 집권 연정 소속 의원들 가운데 이번 구제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메르켈 총리가 바싹 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집권 연정 소속 의원들 가운데 65명은 당 의견에 반발하고 그리스 구제금융에 반대표를 던졌다.
독일 일간 빌트는 오는 19일 표결에서는 반대가 최대 120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반란표를 인식한 듯 "지금 마냥 모두가 친절하게 한다면 2~3년 후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며 "유로 위기가 이미 너무 오래 지속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독일이 그리스와 협상에서 지나치게 강경했다 혹은 3차 구제금융 협상에서 소외됐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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