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가 정부 구성을 위한 연정 실패를 공식 확인했다. 이에 조기 총선이 불가피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다부토울루 총리는 18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만나 연정 구성 실패를 보고했다.

아울러 지난 7월 9일 연정 구성을 시작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받았던 정부 구성 권한도 반납했다.

터키 역사상 다수당이 정부 구성을 실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궁은 성명을 통해 "90분간의 회의에서 다부토울루 총리는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임투표를 통과할 수 있는 정부를 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며 "에르도안 대통령은 총리의 노고를 치하하는 한편 감사함을 표했다"고 밝혔다.

정부 구성 마감일인 오는 23일을 5일 앞두고 연정 실패가 공식 확인됨에 따라 조기 총선이 치러지게 됐다.

터키 헌법에 따르면 의회가 조기 총선을 의결할 경우 다부토울루 총리가 이끄는 다수당인 정의개발당(AKP)은 소수 정부를 구성해 총선까지 국정을 이끌게 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신의 권한으로 조기 총선을 선언할 경우에는 원내에 진출한 4개 정당 소속 의원을 고루 선출해  투표를 치르기 위한 '선거정부'를 구성하게 된다.

어느 쪽이든 정부구성 마감일인 오는 23일 직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조기총선이 결정되면 투표는 이날로부터 90일 후에 열리게 된다.

선거가 일요일에 치러지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구성 마감일로부터 92일 후인 오는 11월 22일에 총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가 18일 필요하다면 90일로 정해진 총선 준비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르면 10월 초에도 선거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을 제기했다.

AKP의 부대표이자 수석 대변인인 베시르 아탈라이는 이날 당 집행위원회 회의 후 총선을 위한 전당대회를 다음달 12일에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AKP의 조기총선 전망은 처음으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연정에 나서야 했던 지난 6월 총선 때 보다 밝은 편이다.

터키 정부는 지난달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소행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IS와 쿠르드족 무장세력 공격을 시작했다.

이에 AKP를 지지하는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최근 지지율이 오르는 추세다.

아울러 연이은 테러로 쿠르드족에 대한 반감도 커지고 있어 지난 총선에서 처음으로 원내 진출에 성공한 쿠르드계 인민민주당(HDP)의 재진출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AKP에게는 희소식이다.

친정부 성향의 언론들은 AKP가 지난 6월 얻은 41%의 득표율 보다는 더 높은 표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간 후리예트의 무라트 예트킨 편집장은 에르도안 총리가 소속 정당의 정권 연장과 개헌의 꿈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의 정치제도를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 중심제로 바꾸고자 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가장 먼저 해결 해야 할 과제는 AKP를 총선에서 승리시켜 개헌에 필요한 의석수를 확보하는 것이다.

정치적 불안정과 함께 경제 불안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터키 중앙은행은 앞선 이날 기준 금리인 1주일짜리 레포금리를 7.5%로 동결했지만 리라화 가치 하락은 지속되고 있다.

리라화 가치는 연초보다 24.3% 급락한 것은 물론 심리적 마지노선인 미 달러 대비 2.9리라를 넘어선 달러당 2.906리라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