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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디플로 읽기모임 성균관대 ‘소시민’
르디플로 읽기모임 성균관대 ‘소시민’
  • 이가은
  • 승인 2016.03.02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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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희는 성균관대학교의 소모임 ‘소시민’입니다. 모임의 이름은 민주시민의 본래 역할과, 민주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소양과 책임에 대해 고민해보자는 의미에서 ‘본디, 바탕’이라는 의미가 담긴 한자 ‘소(素)’에 시민을 결합한 것입니다.
 
  오늘날 대학은 그 어원, 즉 큰(大) 가르침과 배움(學)을 나누는, 소위 ‘진리의 상아탑'과는 거리가 먼 듯합니다. 스펙 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은 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뒷전이며, 대학의 평판을 결정하는 것은 졸업생들의 ‘출세율’ 뿐입니다. 즉 대기업에 들어갔거나 고시에 합격했거나, 전문직에 진출한 졸업생들의 수가 대학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것이죠. 이런 시대, 대학은 돈을 받고 졸업장을 파는, 철저한 상업적 공간이 돼버렸음을 느꼈습니다.
저희는 우리가 사는 사회에 대해, 그리고 사회 속에서의 우리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함께 답을 찾고자 했습니다. 스펙을 위한 단편적 지식에서 벗어나, 여러 학문 분야를 넘나드는 공부를 하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이 한때 대학생들에게 주어졌던, ‘지식인의 사회적 책무’를 일부나마 이어가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생각들을 토대로 지난 9월,  같은 전공 학생들이 하나 둘씩 모여 ‘소시민’이 만들어졌습니다.
소시민의 회장 최창환 학우가 군대에서 우연히 만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이하 ‘르디플로’)를 잊지 못해 복학하자마자 멤버들을 모았고, 그래서 르디플로를 접했던 사람들과 새롭게 르디플로를 접하려는 사람들이 참여하게 됐습니다. 먼저, 글로벌 리더학과 재학생들로 이뤄진 ‘소시민’ 멤버들의 꿈은 외교관(최창환,황윤상), 전문경영인(조은기), 무역전문가(최현정), 법률전문가(이가은), 공무원(이주현), 국제구호활동가(이동수)로 다양합니다. 모임은 매주 2명이 기사 2개를 맡아, 기사보다 심화된 내용이나 기사를 통해 말하고 싶은 주제들을 발표하고, 주제당 1시간씩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발표에 대해 찬반을 나눠 토론하기보다는, 기사나 발표를 보며 생각하고 느낀 바를 자유롭게 이야기합니다. 의문스러운 점은 그 자리에서 찾아보기도 하지만, 토의가 깊어지다보면 가끔은 원래 주제를 벗어나 산으로 갈 때도 있습니다. 또한 공익요원 복무 중에도 모임에 참가하는 학우까지 가세해 예정시간을 넘기곤 하지만, 다들 막차를 타고 귀가하는 고생 정도는 달게 감수합니다.
  이렇게 모임을 3개월 간 지속하면서 저희는 언론의 위기, 북극을 둘러싼 국제정치, 남중국해에서의 갈등, 우루과이 노조, GMT, 이슬람사회의 여성, 로베스피에르 등 다양한 소재들을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제한된 시간 때문에 한 주제에 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늘 있었습니다. 그래서 겨울방학 동안 그동안 다룬 주제 중 3가지를 선정, 좀 더 심층적인 내용들을 담는 소책자를 준비 중입니다. 이를 통해 저희의 아쉬움을 충족하는 것은 물론, 2016학번 새내기들에게 ‘소시민’을 홍보하는 효과도 얻고자 합니다.
소시민은 짧은 기간이나마 르디플로를 읽으면서, 르디플로 만의 장점 즉 소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생소한 주제에 대한 세계 지식인들의 시각을 볼 수 있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다만 번역이라는 한계로 인해 문장이 어색하거나 문단 간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점이 눈에 띄었고, 생소한 주제를 다룬 기사는 관련 정보를 찾기도 무척 힘들었습니다. 이런 어려움 외에도, 저희 소모임의 구성원들의 전공 분야도 한정적이고, 고정 모임 장소도 없는 점 등 여러 한계점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난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이번 학기에도 소시민의 가치를 공유할 학우들을 찾고자 합니다. 나아가 타과 학생들도 모임에 참여하기를, 그리고 다른 대학에도 소시민과 유사한 모임들이 생기기를, 그래서 이들과 교류하기를 바랍니다. 막연하고 먼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한 명 한 명 모여 소(小)시민을 벗어나 소(素)시민이 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면, 저희가 꿈꾸는 학문의 장이 펼쳐질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 함께 르디플로를 읽을까요?  
 
글·‘소시민’ 구성원, 이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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