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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러시아와 중국에 맞선 미국의 재무장
사드, 러시아와 중국에 맞선 미국의 재무장
  • 마이클 클래어
  • 승인 2016.09.0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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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탄 끌어안기>, 2002 - 반크시

중국이 중국해에서 인공섬을 자국 관할로 기정사실화하고, 러시아는 크림반도와 폴란드에서 대규모 군사작전, 동유럽에선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을 추진함으로써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모스크바, 베이징, 워싱턴에서는 매파들이 다시 주도권을 잡고 있다. 러시아 국경 근처에 4개 대대를 배치함으로써 나토는 긴장을 높이고 있으며, 서구 전략가들도 분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선 경쟁이 한창이고, 유럽 책임자들은 ‘브렉시트’의 결과를 고심 중이다. 한편, 안보문제에 관한 대중 토론은 국제테러리즘과의 전쟁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러나 이 주제가 미디어와 정치 공간에서 넘쳐난다 해도 장군들, 제독들, 국방 각료들 간에는 의견교환 수준의 부차적인 주제에 불과하다. 이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저(低)강도 분쟁이 아니라, 이들이 ‘정정당당한 전쟁’이라 부르는 분쟁이기 때문이다. 즉 러시아와 중국 같은 핵강대국들과의 주요 분쟁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서구 전략가들은, 냉전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에 발생했던 충격을 재검토 중이다.
미디어들이 간과하고 있는 이러한 변화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우선, 러시아와 서구 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서로 상대방이 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수많은 정치지도자들이 전쟁이 가능하며, 어느 순간에라도 터질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런 인식은 외교적 해결책이 개입될 수 있는 곳에서도 곧바로 군사적 대응으로 치달을 수 있어 위험하다.

냉전의 잇따른 추억들

전반적으로 호전적인 이런 분위기는, 서구의 고위 각료들이 참여한 다양한 모임과 회의가 열렸을 때, 이들이 발표한 논평이나 작성한 보고서에 잘 드러난다. “워싱턴과 브뤼셀에서 러시아는 오랜 기간 방어 프로그램의 우선 대상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를 것이다”라는 구절을 한 보고서에서 볼 수 있다.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연구소(INSS)가 2015년 주최한 세미나에서 논의된 관점들을 요약한 보고서다. 이에 따르면, 크림 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러시아가 보여준 행동을 관찰한 전문가들 간에, 전쟁으로 치닫게 될 상황 속에서 모스크바와의 분쟁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자는 의견이 적극 개진되고 있다는 것이다.(1) 
아마 분쟁은 첨단 재래식 무기에 의해 폴란드와 발트해 국가들이 포함된 나토 동부전선에서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이 분쟁은 스칸디나비아와 흑해 주변까지 확대될 수 있고, 핵무기 사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의 전략가들은 이 모든 지역에서 군사적 역량을 강화할 것을 권고하고, 나토가 불가피한 경우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기를 희망한다.(2) 예를 들어 나토 간행물에 발표된 한 논문은, 모스크바에 핵무기 반격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동부전선에 대한 모스크바의 돌파작전을 단념시키고, 나토 훈련에서 핵무기 탑재 전투기 수를 늘릴 것을 권고한다.(3)
물론, 이런 시나리오가 군사교육기관들과 전략적 싱크탱크 그룹들의 관심을 그다지 끌지는 않는다. 더 이상 그럴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새롭게 작성된 미국의 국방예산,(4) 2016년 7월 8, 9일 나토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 나온 결정들, 런던이 7월 18일 핵미사일 프로그램 트라이던트(Trident)를 현대화하려는 의도를 발표한 것 등이 그럴 가능성이 없음을 보여준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자국의 새로운 국방예산이 ‘중요한 방향전환’(5)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카터는 지난 몇 년 간 미국이 ‘대규모 폭동진압 작전’에 우선권을 뒀지만, 이제는 러시아나 중국처럼 ‘강력한 적’과의 정정당당한 분쟁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며, ‘강대국들 사이의 경쟁구도로 회귀’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 두 국가를 미국의 ‘주요 경쟁국’으로 간주한다. 그 이유는 이 두 국가가 미국의 상당수 우위 조건들을 무력화할 만큼 충분히 정밀한 무기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터는 말한다. “우리는 장비를 갖춘 공격자들이 도발적 군사행위를 단념하도록, 또는 군사행동에 돌입했을 때 쓰라린 후회를 하도록, 적에게 치명적 손실을 야기할 힘을 지녀야 한다. 또 그 힘을 보여줘야만 한다.”
이를 현실화하려면, 동유럽의 나토 진지들에 대한 러시아의 가설적 공격을 제압하기 위해 미국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유럽안보재확인계획(ERI)’ 범주에서 펜타곤은 유럽에 추가적인 기갑여단 배치, 그리고 이 여단에 필요한 장비의 ‘선(先)배치’를 위해 2017년 34억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강적’ 퇴치를 위해 고도화된 전투기, 군함, 잠수함 등 첨단기술을 적용한 재래식 무기에 대한 투자도 늘릴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완수하기 위해 카터는 ‘핵 억지력(抑止力)의 현대화에 투자하고자’ 한다.(6)
냉전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는 것은, 7월 바르샤바에서 개최된 나토의 최근 정상회담 뒤에 발표된 국가수반들과 정부들의 성명서다.(7) 브렉시트가 여전히 뜨거운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성명서를 보면 모스크바만을 우려하는 듯하다. 성명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러시아의 최근 활동은 안정과 안전을 손상시켰고, 예측불가능성을 확대시켰으며, 안전한 환경을 변화시켰다. 따라서 나토는 나토 동맹국의 동부지역 전진배치를 포함한 억제와 방위 태도를 강화하고, 실행중인 모든 민간 및 군사 협력의 중단을 재확인한다. 그러나 대화는 가능하다.”(8)
폴란드와 발트해 국가들 내에 4개 대대를 배치한 사실은, 예전의 소비에트연방 영토에 나토 다국적군이 최초로 반영구적으로 주둔한 만큼 놀라운 일이다. 앞으로 미국·영국·캐나다·독일은 차례로 주둔군의 지휘를 맡게 될 것이다. 군대들이 접근해 있기 때문에 쉽게 흥분해 러시아군과 소규모 교전이 일어날 우려가 있으며, 핵무기를 포함한 대규모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 나토 정상회담이 개최된 지 10일 만에, 영국의 새총리인 테레사 메이는 핵미사일 프로그램인 ‘트라이던트(Trident)’의 유지와 개발에 대해 의회의 승인을 얻었다. “핵위협이 사라지지 않고 반대로 증가됐다”(9)고 단언하면서, 메이는 핵미사일 발사 잠수함 함대의 현대화와 유지에 필요한 410억 파운드(470억 유로)의 계획안을 제안했다. ‘강력한 적’과의 주요분쟁 준비를 정당화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의 분석가들은 아주 빈번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확장주의를 상기시킨다.(10)
서구의 군사작전은, 다른 진영의 도발에 대한 단순 대응이며 필요악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지도, 설득력이 있지도 않다. 오히려 군 간부들은 서구의 전략적 우월성이 전세계적 혼란으로 약화될 것을 우려한다. 이러한 혼란기에는 다른 국가들이 군사적·지정학적으로 강력해지기 때문이다. 카터의 말을 빌자면, ‘거대 강대국들 간 새로운 경쟁시기’에 미국의 타격 능력이 예전보다 약해진 듯한 반면, 경쟁 강대국들의 역량은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급부상을 우려한 미국의 대응

 
▲ <신나는 헬리콥터>, 2002 - 반크시
크림 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의 러시아 군사작전과 관련해서, 서구의 분석가들은 러시아 군사개입의 불법성을 상기시킨다. 그러나 그들의 진정한 걱정거리는 오히려 러시아의 군사개입이 블라디미르 푸틴에 의해 시작된 군비투자의 효율성을 보여준 점과 관련이 있다. 나토의 관찰자들은 체첸 전쟁(1999~2000년)과 조지아 전쟁(2008년)에서 드러난 러시아의 군사력에 경멸어린 시선을 던졌다. 동시에, 크림 반도와 시리아에서 활동 중인 러시아 군대는 장비를 잘 갖추고 있고, 작전 능력이 우월함을 인정한다. 위에서 언급된 INSS의 보고서는 “러시아가 능률적인 방식으로 자국의 군대 역량을 크게 진보시켰다”고 적고 있다.
또한 중국은 남중국해의 암초들과 환상산호초들을, 중요 시설물을 수용할 작은 섬으로 바꿈으로써 미국에 놀라움과 근심을 선사했다. 미국은 오랫동안 이 지역을 ‘미국의 호수’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구는 중국군이 강력해지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여전히 이 지역에서 워싱턴이 해군과 공군의 우위성을 누리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중국 군사작전의 대담성은 베이징이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가 됐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그래서 전략가들은, 엄청난 우위성을 유지하는 것이 미래의 잠재적 경쟁국들로부터 미국의 이익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략가들은 경쟁국들과 중요 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위협을 끈질기게 제기하며, ‘강력한 적’이 가지려는 최첨단 무기에 추가비용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을 정당화하고 있다. 카터가 2월에 밝힌 국방예산 5,830억 달러 중에서 710억 4천만 달러(630억 유로)가 최첨단 무기들의 연구와 개발에 사용될 것이다. 이에 비해, 프랑스 국방예산 총액은 2016년 320억 유로다. 카터는 설명한다. “우리는 위협에 대비해 국방비를 투자해야 한다. 정밀유도무기, 스텔스 기술, 인공두뇌 기술, 우주탐험 기술 등의 영역에서 우리가 수십 년간 누려온 우위성을 다른 국가들이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11)
이 엄청난 액수의 예산이, 러시아와 중국의 방어 시스템을 능가하고 발트해나 서부 태평양 등 잠재적 분쟁 지역에서 미국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첨단장비 획득에 사용될 것이다. 앞으로 5년 간, 핵융합무기를 운반하고 러시아 항공방어를 능가할 수 있는 스텔스비행기와 장거리 폭격기 B-21에 120억 달러가 투자될 것이다. 펜타곤은 또한 태평양에서 중국의 전진에 대비해 버지니아급 잠수함들과 버크(Burke)급 구축함들을 추가적으로 획득할 것이다. 펜타곤은 한국에 최신형 고고도미사일(THAAD) 시스템을 배치하기로 했다. 북한을 제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식적인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여기서 미국이 중국에 느끼는 위협을 짐작할 수 있다. 

클린턴 대통령이든, 트럼프 대통령이든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중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더라도,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분쟁준비를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클린턴은 이미 수많은 신보수주의 사상가들의 지지를 획득했다. 신보수주의 사상가들은 클린턴이 트럼프보다 더 “믿을만하다”고, 그리고 버락 오바마보다 더 호전적이라고 판단한다. 트럼프는 미국의 ‘바닥난’ 군사 역량을 재건할 의도를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는 IS와의 투쟁에 집중했으며, ‘수명이 다한’ 나토를 유지할 필요에 대한 의견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의구심을 표출했다. 7월 31일 트럼프는 ABC 방송에서 “만약 미국이 러시아와 서로 잘 통한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다”라고 선언했다. 그리고는 당황스럽게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크림반도 사람들은 러시아와 함께하기를 선호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도 “중국이 중국해에 요새를 건설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오바마나 힐러리 클린턴보다 더 많은 예산을 새로운 무기시스템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12)
동부유럽과 남중국해 등 민감지역에서 위협하거나 군사훈련을 하는 것이 새로운 규범이 될 우려가 있다. 그로 인해 의도치 않은 위험은 더욱 증가한다. 워싱턴, 모스크바, 베이징은 이 지역들에 군대를 추가적으로 파견할 것이고, 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요 분쟁에 대한 이런 식의 서구식 접근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러시아와 중국에도 수없이 많다. 결국, 문제는 동서의 대립으로 끝나지 않는다. 거대 강대국들 사이의 공공연한 전쟁 가능성은 사람들의 정신 속에 확산되고, 정책 결정자들로 하여금 전쟁을 준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글·마이클 클래어 Michael Klare 
매사추세츠 주(州) 애머스트의 햄프셔 대학교수. <남아있는 것을 차지하기 위한 경주. 지구의 마지막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쟁탈전>(메트로폴리탄 북스, 뉴욕, 2012년)의 저자.

번역·고광식
파리8대학 언어학박사. 주요 역서로 <르몽드 세계사3> 등이 있다.
 
(1) 파울 번스타인(Paul Bernstein), “푸틴의 러시아와 미국의 방위 전략”, 국방대학(NDU), 국가안보전략연구소(INSS), 워싱턴 DC, 2015년 8월 19-20일.
(2) 알렉산더 매틀래이어(Alexander Mattelaer), “나토의 바르샤바 정상회담: 어떻게 동맹국의 응집력을 강화할 것인가”, 전략 포럼, NDU-INSS, 2016년 6월.
(3) 카미유 그랑(Camille Grand), “21세기의 핵무기 억지력과 동맹”, <나토 리뷰>, 브뤼셀, 2016년.
(4) “무기 외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16년 4월.
(5) “워싱턴 DC의 경제클럽에서 발표된 예산에 대한 카터 국방장관의 발언”, 미국 국방부, 2016년 2월 2일.
(6) 애슈턴 카터, “제출된 보고서- 상원 예산책정위원회- 국방(FY 2017년 예산 요구)”, 미국 국방부, 2016년 4월 27일.
(7) 세르주 알리미, “나토의 도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16년 8월.
(8) “바르샤바 정상회담 성명서”, 나토, 바르샤바, 2016년 7월 9일.
(9) 스테펀 캐슬(Stephen Castle), “테레사 메이가 핵프로그램을 갱신하기 위한 투표에서 승리하다”, <더 뉴욕타임즈>, 2016년 7월 18일.
(10) 디디에 코르모랑(Didier Cormorand), “그리고 몇 개의 암초바위를 더 많이 얻기 위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2016년 6월.
(11) “워싱턴 DC의 경제클럽에서 발표된 예산에 대한 카터 국방장관의 발언”, 미국 국방부, 2016년 2월 2일.
(12) 매기 해이버먼(Maggi Haberman), 데이비드 샌거(David E. Sanger),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의 외교정책관점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다”, <더 뉴욕타임즈>,  2016년 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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