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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2017년부터 미용제품에 마이크로비즈 사용 금지처분
영국, 2017년부터 미용제품에 마이크로비즈 사용 금지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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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2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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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주위에서 노폐물 제거에 효과가 좋다는 세정제나 치약에 작은 알갱이가 들어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주로 세정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지만 단순히 사용감이나 시각적 효과를 위해서 사용되기도 한다. 이 알갱이는 미세플라스틱인 ‘마이크로비즈(Microbeads)’로 바다 오염의 주범으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마이크로비즈 청정 해역 법안(Microbead-Free Waters Act of 2015)을 통과시킨 미국에 이어 캐나다·대만·호주·영국 및 유럽 5개국에서도 공식적으로 마이크로비즈 금지법 제정을 고려 중이다. 국내에는 아직 관련 규정이 없는 상태이다. 생태계를 위협하는 마이크로비즈의 위험성을 앞서 인식하고 유통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영국의 사례를 the guardian이 2016년 9월 2일 보도했다.

미용제품에 함유된 미세플라스틱조각은 결국 바다로 흘러들어가 해양생물이 삼키게 되는데, 영국 정부는 바로 이 미세플라스틱조각이 국내 유통되는 것을 2017년 말부터 금지하겠다고 토요일 발표할 예정이다.

그 움직임은 의원들이 소위 ‘마이크로비즈’라고 불리는 것에 관한 금지를 요구한지 며칠 만에 나타났으며 2017년 중반부터 시작될 미국의 금지처분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357,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영국이 마이크로비즈 사용을 금지할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에 서명했고, 환경단체들은 금지 소식을 반겼다.

마이크로비즈는 세안제와 화장품에 함유된 아주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로, 어떤 것들은 맨눈으로 볼 수 있지만 또 어떤 것들은 1㎛만큼이나 작다. 환경 보호 활동가들은 그 물질이 어류의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홍합 내장이나 생선 속에 남아있어 음식물로 착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련 업계는 그들이 이미 자발적으로 마이크로비즈의 사용을 점차 중단해나가고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비평가들은 몇몇 기업들이 빠져나갈 구멍을 찾거나 중단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그린피스는 새로운 금지 법안을 환영하지만 다른 품종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테레사 메이(Theresa May) 정부가 국민, 과학자, 의원들의 우려를 귀담아듣고 마이크로비즈 금지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는 그 공이 아주 큽니다.” 한 단체의 해양 운동가 루이스 엣지(Louise Edge)가 말했다. “하지만 해양생물은 세안제의 플라스틱 알갱이와 세제의 플라스틱 알갱이를 구별할 수 없으므로 이번 금지 결정이 현재 계획된 것처럼 특정 제품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됩니다.”

관련 업계를 대표하는 영국 화장품협회(CTPA)는 이번 금지결정이 놀랍진 않았으나 다른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바다에 투기되도록 내버려 두면서 왜 하필 마이크로비즈만 지목되었는지 의아하다고 밝혔다.

영국 화장품협회 대변인이자 협회장인 크리스 플라워(Chris Flower) 박사는 “금지처분은 부득이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용하고 있지 않은 것들을 금지할 것입니다. 우리가 회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5년 이래로 마이크로비즈를 함유한 제품이 7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2018년 말까지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로비즈 금지처분이 소비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진 않겠지만, 제조업자들이 “공급, 품질, 신뢰도, 그리고 미생물 순도 문제”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면서 몇몇 건강/미용제품들이 선반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지 유스티스(George Eustice) 환경부 장관은 지난 5월, 정부가 금지처분을 “완전히 지지”하고 있으며 업계가 지는 부담이 “그렇게 과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금지처분을 얼마나 넓은 범위에서, 어떤 제품을 대상으로 적용할지에 관한 협의를 다음 주 진행할 예정이다. 영국 녹색당 의원 키스 테일러(Keith Taylor)는 금지처분을 환영하지만 범위가 미용제품에 한정되지 않고 훨씬 더 확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당 의원이자 환경 감사 위원회 의장인 메리 크리그(Mary Creagh)도 금지에 찬성하면서 말했다. “저는 정부가 드디어 우리 환경 감사 위원회의 마이크로비즈 금지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 아주 기쁩니다. 어류는 그들이 먹고 있는 플라스틱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지 못하죠. 그래서 하수도로 유출되는 모든 미세플라스틱에 대해 금지처분을 내리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버락 오바마(Barak Obama)에 의해 승인된 미국의 마이크로비즈 금지안은 마이크로비즈가 들어간 치약, 비누, 바디워시를 포함한 미용제품들을 대상으로 한다.

세정제 하나에는 수십만 개의 마이크로비즈가 있는데 그것들은 모두 하수구로 씻겨 내려가 바다로 유출된다. 그러나 호호바 비즈(jojoba beads), 살구 씨, 땅콩 껍데기, 소금처럼 자연 분해되고 해양 생물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 자연적인 대체재도 존재한다.

영국 대형 할인점 아스다(Asda), 웨이트로즈(Waitrose), 세인즈버리(Sainsbury)에서 판매하는 미용제품들은 이미 플라스틱 사용을 중단했고 도브(Dove) 등 많은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유닐레버(Unilever) 같은 대기업 또한 플라스틱 사용을 중단했다. 그러나 테스코(Tesco)와 같은 또 다른 대기업들은 2017년 말까지는 플라스틱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지 않을 예정이다. 크레스트(Crest)치약, 질레트(Gillette), 올레이(Olay)를 소유하고 있는 대기업 프록터앤드갬블(Procter&Gamble)의 경우 또한 그렇다.

한편, 마이크로비즈를 피하려고 하는 소비자들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TFE), 나일론(nylon)이 들어간 제품들을 피해야 한다고 운동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어류에 의해 먹이사슬로 전달되는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을 증명할 확실한 과학적 증거는 없다.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이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어떠한 연구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유럽 식품 안전공단이 실시한 안전 재검토에서 밝힌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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