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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매카시즘에 적극 맞서는 <르 디플로>
신 매카시즘에 적극 맞서는 <르 디플로>
  • 세르주 알리미
  • 승인 2016.09.30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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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부터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발행부수는 빠른 속도로 회복됐다.(1) 구독자 수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재무상태도 더 이상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이런 회복세는 오늘날의 사상 풍조와 언론계의 상황으로 봤을 때 상당히 이례적이다. 정기간행물 대부분이 경제난을 겪고 있고, 언론사 고유의 논조 역시 매우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일부 매체의 경우, 소유주인 정보통신 기업체의 디지털 경품으로 전락하며 가까스로 연명하는 상황이다.(2)  
 
이와 같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호조는 전반적인 정치적 상황이나 사상적 분위기와도 배치된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창간 초기부터 합리주의나 민주주의, 보편주의 등의 지식 사조를 추구해왔다. 그러나 이런 정치적 사상의 조류 역시 한시적 방어태세를 보이는 가운데 장기적인 전략의 부재로 취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부적으로 경쟁도 심화되고, 끊임없는 내적 분열에 더해 소셜 네트워크의 도전까지 받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내분에 그치지 않고, 사상적 난관까지 더해진다. IS 테러로 불안감이 가중됨에 따라 사회 정의를 위한 투쟁이 뒤로 밀려나고, 시민의 자유와 권리 확보를 위한 싸움은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게 된 것이다. 아울러 예외적인 상황이 보편화되는 현상조차 문제의식 없이 수용되고, 사람들은 점차 내전이라는 발상에 익숙해져가는 현실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비단 극우파나 편협한 인터넷 사이트에 국한되지 않는다. 방송이나 라디오는 물론 유력지에서도 감지되는 이런 행보는 차츰 규모가 커지는 정치권 책임자들의 결정에 장단을 맞춘다. 지난 6월만 해도, 시사주간지 <르푸앵> 사설에서는 CGT(노동총동맹) 노조를 IS와 동일시하는 행태를 보였다. 어조를 완화한 지능적인 비유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르피가로>지의 주간 칼럼에서 뤽 페리 전 장관 역시 부르키니(무슬림 여성의 전신 수영복) 착용이 “우리 사회의 이슬람화”를 노리고 있다면서 “이슬람에 영합한 좌파”와 이들의 “뮌헨식 평화주의”에 저항해야 한다고 역설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논객 자크 쥘리아르 또한 <마리안느>지와 <르피가로>지 모두에서 “어떻게든 한데 뒤섞여 어떻게든 같이 살겠다는 부역 정당”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죄를 진 프랑스 정당이 정면 공격을 받자 비겁하게 내뺀 격”이라며 조소했다. 1940년 6월 윈스턴 처칠은 나치 군대가 영국 해안에 상륙할 위험을 알리면서 “우리는 해변에서 싸울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다들 이 역사적인 발언을 별 망설임 없이 가져다가 부르키니 착용 반대투쟁에 갖다 붙인다(페미니즘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그리 비장한 싸움 같지는 않은). 이 부르키니 반대투쟁을 언급하며 “이젠 우리도 해변에서 싸울 것”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이다.(3) 정치경제학 분야에서도,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논리적 비판조차 현실 부정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계속해서 이성과 현실 참여를 우선시하는 가운데 이러한 신흥 매카시즘에 맞서려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방어적 입장에만 국한되지도 않을 것이다. 이러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방침에 따라 지난 몇 달 간, 사회 운동에 적극적인 독자들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중심으로 집결한다. 별 볼 일 없는 사건들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 이렇듯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영향력이 증대된 것은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질서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노력에 따른 결과다.
 
뿐만 아니라, 오래된 굳건한 신념이라는 굳은 심지 또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오늘날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데 일조한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그 어떤 분파에도 소속되지 않았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고, 은행이나 기업의 후원을 일절 받지 않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는 상당히 다양한 필진들이 글을 기고하고 있다. 2009년 이후, 우리는 독자들에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대 언론 및 대 정치 투쟁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해왔다. 그리고 우리의 이런 노력은 독자들의 지지로 나타났다. 
 
오늘날의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목소리가 필요하며, 따라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 보내오는 독자들의 성원은 곧 공공 분야의 위기를 예고하는 셈이다. 그리고 우리는 결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글·세르주 알리미Serge Halimi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발행인.

번역·배영란 runaway44@ilemonde.com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22세기 세계> 등의 역서가 있다. 

(1) 2014년 이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의 평균 발행부수는 13만 7천부에서 지난해 15만 6천부로 늘어났으며, 최근 9월에는 21만 2,143부를 발행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의 현황 및 결산 보고는 연말에 상세히 다룰 예정이다. 
(2) 세르주 알리미&피에르 랭베르, ‘반노조적인 언론보도에 왜곡되는 정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2016년 7월호 및 마리 베닐드Marie Bénilde, ‘통신이 신문을 집어삼킬 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2016년 9월호.
(3) 엘리자베스 레비Elizabeth Lévy, Le Figaro.fr, 2016년 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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