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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가뭄이 지하수 개발을 촉구하다
아프리카의 가뭄이 지하수 개발을 촉구하다
  • 지속가능 바람
  • 승인 2016.10.1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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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필수적으로 충족해야 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그중 식수 및 용수 공급은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그런데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깨끗한 물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여 낮은 질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특히 아프리카에 많이 있다. 심지어 주요 산업이 농업인 아프리카는 물이 부족할 경우 큰 타격을 받는데 수십 년간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에 수자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활용 가능한 양의 수자원이 매장돼 있지만 정책, 과잉 개발 등의 문제로 이 지하수는 적절히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이런 지하수 개발의 현황과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기구들의 노력을 영국 일간 더 가디언(The Guardian)이 지난 8월 18일 보도했다.

에티오피아, 특히 목축에 의존하는 지역인 오로미아(Oromia)와 소말리(Somali)는 최근 많은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반세기 동안 지속되고 있는 가뭄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그런데 연구에 따르면 에티오피아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지하수가 다량으로 존재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은 지하수를 개발하지 않고 농부들이 불규칙하게 내리는 비와 고갈되고 있는 지표수에만 의존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많은 지역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British Geological Society의 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지하수는 660,000 세제곱 킬로미터 정도 되는데, 이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1년간 사용 가능한 담수 자원의 100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국제 물 관리 연구소(IWMI)’와 공동 진행하는 새로운 계획안은 아프리카에서 사용되지 않은 대수층을 잘 활용하기 위해 지원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지속가능 발전 정상회의(UN Sustainable Development Summit)’와 파리 기후협약에서 설정한 목표에 뒤이어, ‘Groundwater Solutions Initiative for Policy and Practice(GRIPP)’의 목표는 사하라 이남 지역의 지속가능한 지하수 개발을 위해 10억 달러의 투자를 받아내는 것과 그 지역 시골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지하수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남쪽과 동쪽 지역에 전반적으로 가뭄이 심하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런 생각은 적절하지만 그래도 논란이 없지는 않다. 지하수가 더 풍부한 북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수십 년간 진행된 지하수 과잉 개발이 많은 대수층을 위험 수준으로 고갈시켰고, 심지어 몇몇 지역은 염수(鹽水) 침입으로 인한 수질 저하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북부 아프리카의 가장 큰 대수층 중 하나인 모로코의 대수층은 지난 20년간 1년에 3m 정도씩 낮아졌다.

하지만 적합한 정책과 장려책이 마련된다면 지하수를 지속가능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IWMI의 단체장인 제레미 버드(Jeremy Bird)가 주장했다.

버드의 말에 따르면 지하수가 아프리카의 많은 지역에서 빗물보다 지역적으로 활용 가능하고 신뢰할만할 뿐 아니라, 기후 변화의 완충제로도 작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 버드는 “지하수 활용은 농부들에게 예측 불가능한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 빗물 관개시설로부터 작물에게 정말 필요할 때만 물을 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의 관개 시설을 발전시키는 것은 오랫동안 국제적인 정책 입안자들과 개발 기구들의 목표였다. 예를 들어 세계은행은 최근 가뭄이 자주 일어나는 사헬 지역의 관개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적인 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IWMI의 지원으로 사헬 지역 ‘관개시설 계획기구’(The Sahel Irrigation Initiative Programme)는 운하, 저수지 등 중앙에서 관리되는 지표수 시스템에 관한 프로젝트에 집중할 뿐만 아니라, 농부들이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는 시추공 펌프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는 중이라고 한다.

워터에이드(WaterAid)의 수질 위생 고문인 빈센트 캐시(Vincent Casey)는 반면 이런 간단한 펌프라도 잘 관리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캐시는 “편의성과 저렴한 가격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지표수가 고갈됐을 때 피할 수 없는 경제적인 피해들 때문에 펌프의 규모를 조정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캐시에 의하면 아프리카는 상당히 많은 개발되지 않은 대수층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다 쉽고 저렴하게 활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캐시는 “시골지역에는 전력이 잘 공급되지 않아서 소규모 농부들도 고성능 펌프를 사용하게 할 수 있게 하려는 정치적인 동기로 지원되는 보조금이 삭감되곤 한다.”고 말했다. 지하수 개발은 또한 믿을만한 수리지질학(水理地質學) 정보(에티오피아는 지하수 자원의 4분의 1 이하밖에 정보를 기록하지 않았다)와 관련된 전문지식의 부족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현재의 지하수 개발 프로젝트의 원활하지 못한 진행에 기여한다. UpGro(영국 국제 개발부의 지원을 받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지하수를 조사하는 연구기관)에 의하면 이러한 개발 프로젝트의 3분의 1 이상이 시작한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실패한다고 한다. 세계은행은 지난 20년간 지하수 프로젝트의 실패로 손실된 금액이 12억 달러 이상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활동하는 GRIPP의 중심 목표는 연구 활동과 지하수 개발 정책 담당 기구들과의 지식 공유를 활성화시켜 이런 현상을 개선하는 것이다.

우간다의 수자원 계획 전문가이자 GRIPP의 동업 기관인 ‘국제수문지질학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Hydrologists)’의 부사장인 콜리스트 틴디무개이어(Callist Tindimugaya)는 농부들의 지하수 사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지하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원” 이기 때문에 농부들은 지속 가능한 사용이 어떤 것인지 잘 알지 못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물 펌프를 위한 저렴한 에너지 공급이나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보조금도 수자원 남용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틴디무개이어는 “농부들이 자원을 보호하는데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지역 자원 공동 경영과 관련된 계획안들이 지속가능한 지하수 사용의 중요한 요소로 급부상하고 이에 대한 검토도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구 반대편에 이와 딱 맞는 사례가 있는데, 인도 안드라프라데시(Andhra Pradesh) 주에서는 700개 지역의 농부들이 공동으로 지하수의 수위를 감시하고, 농작물을 계획해 심고, 물을 절약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2003년에서 2009년까지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지역에서 수자원 과잉개발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로 정부가 적절한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자 대부분의 농민 주도 계획이 중단됐다.

버드는 정책 입안자들이 장려금을 주는 것을 지속 불가능한 자원 활용을 막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버드는 중국 산시성(Shanxi) 지역에서 실행된 프로젝트를 인용했는데 농부들이 미리 지불된 스마트카드를 이용해 주에서 운영하는 펌프 시스템에서 정해진 양만큼의 물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예로 들었다. 만약 정해진 양보다 적게 사용했다면, 다른 농부들과 바꿀 수 있도록 했다.

버드는 “우리의 역할은 다른 지역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특정 상황에 가장 알맞은 정책을 설정하고, 긴 시간에 걸쳐 이 결정의 영향을 평가하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희주 / 상산고등학교 / 대한민국 지속가능 청소년단(SARKA) 리포터
정지형 / 바람저널리스트 (http://baram.news / baramy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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