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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최대 이주처를 발견하기 위해 심해로 뛰어들다
지구상 최대 이주처를 발견하기 위해 심해로 뛰어들다
  • 지속가능바람
  • 승인 2016.10.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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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기원부터 항상 바다는 존재했지만 인간의 상식은 수천 미터 아래 심해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해양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신비롭고 경이로운 대상이었던 심해 연구에 대한 인간의 한계는 극복되어 가는 중이고 세계 각국의 심해 탐사는 경쟁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과학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이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무대로 등장한 심해의 지속 가능한 개발이 지구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생각하여 관련기사를 가디언이 2016년 8월 17일 보도했다.

지구 상 가장 큰 생물학적 이동은 육안으로 관찰되지는 않지만 매일 일어난다. 밤이 되면 무수한 해양 생물들이 깊게는 수심 2km의 깊이에서부터 수면 근처로 떠오르며, 해가 뜨면 다시 수면 아래로 이동한다.

작은 오징어부터 갑각류까지 포함하는 생명체들의 거대한 움직임은 음식 혹은 알맞은 온도를 위해서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까지도 이는 과학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사실, 지구 생활권의 95%을 차지하는 심해는 우리가 숨 쉬는 공기를 조절하는 일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미지의 공간으로 남아있다. 과학자들은 이제야 조금씩 그 미지를 정복하려고 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 해양 산성화, 그리고 인간에 의해 버려진 쓰레기들과 같은 환경 문제들이 판을 치는 지금에 와서야 말이다.

푸에르토리코 대학의 해양 생물학자 닉 쉬자스가 말한다. “더 깊이 들어 갈수록, 덜 알고 있는 거죠. 지구 서식지의 대부분은 바다의 깊은 곳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하죠.”

심해는 버뮤다의 숨겨진 깊이까지 이어진다. 처음으로,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변화까지 측정해 심해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의 일부분이 닉 쉬자스가 제공한 영상을 포함해 크리스 위트워스에 의해 제작되었다. 넥톤이 이끄는 과학자들과 잠수부들의 컨소시움은 엑스엘 칼튼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엑스엘은 얕은 산호초 지역에 대한 국제적인 분석을 위한 기금도 이미 마련했다. 새로운 미션은 150m 깊이 아래로, 스쿠버 다이버들이 내려갈 수 있는 제한 범위 이상으로 더 깊이 내려가는 것이다.


우리는 깊은 바다에 존재하는 반투명한 북부 빗해파리, 조금 무서운 팡피쉬, 그리고 널리 조롱을 당하는 팽창어같은 생물들이 수면보다 수압이 120배나 높은 곳에서 서식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 2012년 영화감독 제임스 카메론의 “수직 어뢰”가 11km 깊이의 마리아나 트렌치를 탐험했을 때 심해가 주목받았던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심해의 오직 0.0001% 정도만 탐험되었다. 넥톤의 연구가들은 이 미지의 세계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자 하는 과정에서, 과학계에선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생물 망(網)이 발견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가디언 지는 다양한 산호초, 스폰지, 그리고 바다의 진흙들이 심해에서 올라온 버뮤다 해안지역 조사 임무를 수행하는 상선에 올라 타보았다.

옥스퍼드 대학의 생물학자 알렉스 로저스는 이렇게 말한다. “심해를 들여다볼 때마다, 새로운 생명체들을 많이 발견합니다.” 그는 앞서 인도양에서 새로운 종의 랍스타를 발견하기도 하였으며 남극대륙 근처에서 커다란 열수 분출공들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버뮤다에서 과학자들은 해수면이 훨씬 더 낮았던 마지막 빙하기의 잔존물인 화석화된 해안과 지역주민들조차 몰랐던 커다란 검은 산호 숲들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아마도 서너 개의 새로운 산호 종이 있어요. 그리고 산호 위의 생물들 역시 새로운 것들이죠.”라고 로저스가 말했다. 과학자들은 원주민들도 모르고 있던 화석화된 해안과 검은 산호 숲들을 발견했다. 화석화된 해안의 경우, 해수면이 훨씬 낮았던 마지막 빙하기의 흔적이다.

로저스는 ‘해산’이라 불리는 세 개의 바다 속 화산에 대한 한 달 간의 과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버뮤다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서 대서양에 솟아 있는 화산이다. 노바 스코티아에 위치한 심해에 대한 연구도 포함하고 있는 넥톤의 미션은, 온도, 염분, 해류, 그리고 버려진 플라스틱 등과 같은 지표를 기록하고 있다.

수중 음파 탐지기(소나)에 의한 지도 작업은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은 깊이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전문가들에 의해 검토된 이 연구는 아마 내년 초 즈음에는 발표 자료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넥톤의 다음 미션은 지중해를 연구하는 것이다.

넥톤의 공동 창립자이자 탐사 감독인 올리버 스티즈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직까지 아무도 명확히 심해의 상태를 모르고 있기 때문에, 큰 전체적인 틀에서 이해하고 싶어요. 우리는 지구의 가장 중요한 곳을 가장 모르고 있는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이는 결코 올바르지 않죠.”

저널리스트로 활동도 했던 스티즈는 ‘심해의 유리 가가린’인 셈인 윌리엄 비베와 오티스 바톤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1930년대 초, 비베와 바톤은 그 시대의 잠수함들이 해양 생물을 관찰하는데 무용지물이란 것을 깨닫고 속이 비어 있는 강철공인 ‘배시스피어’를 타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배시스피어’는 강철 케이블에 묶여 배에서 내려져 의해 버뮤다 인근을 조사했는데 3000피트 이하로 내려가기까지 하였다.

넥톤 미션은 이 연구 방법과는 전혀 다르다. 가디언은 버뮤다 해산의 경사면을 연구하기 위해 ‘바셀린 탐험선’에서 내려진 잠수가 가능한 매우 안락한 2인용 트리톤 안으로 직접 들어갔다 2.5톤의 트리톤은 움직임을 제어하는 반동 추진 엔진을 가진 어항 같은 주머니로 구성되어 있고 굉장히 날렵한데, 처음에는 부유한 요트 주인들을 겨냥하여 만들어진 선박이었다.

과학 연구를 위해 사용된 두 개의 트리톤, 네모와 노매드는 대서양 해저를 연구하기 위해 300m 밑으로 여러 번 내려갔다. 기계 채집 장치가 해면과 산호 샘플을 수집하고, 튜브는 물 샘플을 가져오기도 한다.

수면의 옅은 파랑색은 점점 깊이 내려 갈수록 남색 빛을 띤다. 마치 안개가 많이 낀 날에 해가 점점 옅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해저로 내려갈수록 빛은 없어지고 따듯함이 사라지며, 4000m쯤 내려가면 온도는 얼기 바로 직전이며 암흑과도 같은 어둠이 펼쳐진다.

그러나 150m까지는 버뮤다 화산의 어마어마한 벽들을 목격할 수 있다. 이는 약 30년 전에 만들어졌는데, 이러한 수심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생명체들을 확인할 수 있다. 곱슬 채찍 산호는 달과 같은 표면으로 어지럽다. 슬프게도, 플로리다에서 번진 게걸스러운 외래종인 쏠배감팽피쉬 도 목격될 수 있다.

심해에서의 경험은 마치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방울 속에서 다른 행성을 탐험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게다가 심해에 대한 지식이 매우 얕은 상황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마치 다른 세상을 탐험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사실 심해의 상태는,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 캐리비안, 그리고 몰디브의 얕은 물에서 산호초가 대량으로 훼손되는 사건들에 상당 부분 묻히기도 했다. 이는 산호 백화로 이어졌는데, 쉬자스는 높아지는 수온에 의해 산호초가 하얗게 변하고 결국 죽기까지 이르는 이런 사태를 ‘최악’이라 부르며, 이 사태가 온두라스까지 번지고 결국엔 버뮤다까지 번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따듯해지는 바다는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 차 있는데 이는 먹이사슬에 해가 되고 또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한 여러 발명품을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해수면에서 발견될 수 있는 이러한 문제들은 해양 속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고려할 때 결국 해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록 산호 백화가 바다 깊숙이 위치한 산호의 문제는 아니지만, 바다의 온도가 점점 따뜻해지고 염산 농도가 짙어지면서 우리가 알기도 전에 깊은 바다에선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 수 있다.

“지구 온난화는 기초 식량 제공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심해로 갈수록 식량이 부족해진다. 또한 산소가 없는 공간들이 더 생기게 된다. 바다는 식량 제공, 탄소 격리, 지구 온도 조절, 가스 조절 등 우리의 생태계에 아주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는 반드시 걱정해야 될 일이다. 길거리의 평범한 사람에게는 보이진 않지만, 분명 여러 가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로저스가 말했다.

과학자들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해양 생물의 25%가 서식하는 산호가 어떻게 다시 생성되는지 이론을 내놓고 있다. 만약, 그러리라 여겨지는 대로, 심해 산호가 백화 되어 죽는 얕은 물 산호의 죽음을 보완한다면 이러한 숨겨진 생명체의 소멸은 백화 현상이 점점 흔해지며 예상보다도 더 가파른 쇠망을 야기할 것이다.

이를 알아내는 일은 매우 방대한 과학적 접근이 필요한 일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로 드물게 일어난 일이지만 말이다. 중국이 가장 먼저 4500m까지 내려갈 수 있는 잠수정인 치안롱을 개발하면서 활력을 불어 넣었다. 그러나 로저스와 그의 동료들은 이 잠수정은 단순히 심해 채광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의심하고 있다. 중국과 캐나다는 이미 광물 자원을 위해 파푸아 뉴기니의 해저를 연구하는 작업 중이다.

현지화된 국제 보호 역시 부족하다. 버뮤다는 이미 남획으로 인해 생태계가 많이 파괴되었다. 작년엔 영국의 관할 하에 있는 정부 또한 대중들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해양 보호법을 보류하기도 하였다. 덜 깊은 바다는 더더욱 보호를 받고 있지 못하며, UN은 이달 겨우 다섯 개의 원거리 해양 지역에 대해 남획, 오염, 채굴을 제한하였다.

로저스는 말한다. “심해에 대한 조사는 우주 조사와 맞먹는 자금이 필요하다. 그만큼 간단하다. 더 많은 이들이 심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심해가 제대로 관리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황보현 /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 대한민국 지속가능 청소년단(SARKA) 리포터
문선영 / 바람저널리스트 (http://baram.news / baramy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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