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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용의 시네마 크리티크] 김홍선 감독의 <반드시 잡는다, The Chase, 110min, 2017>- 어리숙한 촉이 과학수사를 압도한 코믹 스릴러물
[장석용의 시네마 크리티크] 김홍선 감독의 <반드시 잡는다, The Chase, 110min, 2017>- 어리숙한 촉이 과학수사를 압도한 코믹 스릴러물
  • 장석용(영화평론가)
  • 승인 2017.12.04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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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웹툰의 영화화는 보편적 영화제작 방식의 하나이다. <반드시 잡는다>는 제피가루의 인기 웹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수사상 장기 미제사건의 해결을 바라는 추격 스릴러 <반드시 잡는다>는 예술을 위한 영화를 지양하고, 제목 그대로 장기미제 살인사건의 살인범을 반드시 잡겠다는 두 노인의 집념이 사건을 해결하면서 종료된다.    

영화는 삼십일 년 전의 십사 명의 연쇄 실종・살인 사건을 진행형으로 다루면서 범인에 대한 궁금증 증폭과 검거를 바라는 시민들의 집중을 유도한다. 대중성을 강조한 <반드시 잡는다>는미학적 특징들을 단순화 시키면서 사건에 집중한다. 낭만적 웹툰 제목과는 상이하게 참혹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피해자들은 소외된 노인들과 사연이 있는 가난한 젊은 여성들이다.  
 
 
 
감독은 삼십년 전의 장기 미제사건이 발생했던 허름한 동네 ‘아리연립맨숀’을 공간적 배경으로 현재의 살인사건을 다룬다. 아리동 스쿠리지 터줏대감 심덕수(백윤식), 사건을 담당했던 전직 형사 박평달(성동일)은 의문의 죽음들과 사건을 파헤치기로 한다. 세련된 형사물과는 다른 두 노인의 범인 추적 방식은 어설픔에서 웃음을 자아내지만 내공의 수완, 그 촉을 보인다. 
 
아리동의 아침, 오토바이에 안전모를 한 심덕수는 월세 걷기에 분주하지만 월세를 받는 장면은 영화 내내 보이지 않는다. 사연이 있는 세입자들, 그 사연을 모를 리 없는 그는 모진 말로 온정을 대신한다. 빚 독촉을 당한 뒤, 최씨가 목맨 채 발견되고 경찰은 생활고에 따른 자살로 결론을 내리지만 심씨에게 음식도 팔지 않는 등 동네 주민들의 분노와 원성은 자자해진다. 
 
  
연립맨숀 여러 채와 구질구질한 부동산을 챙겨둔 심씨의 월세 독촉, 동네 연쇄 살인 사건에 대한 방정맞은 입담, 소형 오토바이를 타고 일삼는 놀부 심보 등 심덕수의 성격 묘사에서 시작된 영화는 ‘삼거리 토스트’ 민영숙(배종옥)의 가게에 나타난 박평달의 개입으로 버디무비의 형태를 띤다. 영화는 영화적 장치들을 가급적 일상에 맞추고 소프 오페라 같은 느낌을 준다.
 
박형사는 202호 최씨의 죽음이 30년 전 아리동 연쇄살인 사건의 연장이라 말한다. 박형사의 말에 심씨는 205호 세입자 지은(김혜인)의 집에 잠입하고, 지은의 친구 수경의 시신을 발견한다. 심씨의 경찰 신고를 만류하는 박형사, 신고는 납치된 지은을 죽게 할 수 있다는 설득에 동의한 심씨, 지은을 살기기 위한 두 할배의 아날로그식 연쇄살인범 추적이 이어진다. 
 
과거의 사건일지가 등장하고, 마을사람들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진다. 심씨가 은근히 좋아하는 토스트 가게 주인은 범인에게 붙잡혔다가 탈출한 유일한 생존자이지만 과거를 기억을 하지 못한다. 빌라 지하에서 발견된 송장수의 주검이 단서가 되어 철도 임시직원이 범인으로 밝혀진다. 박형사는 치매병원에서 탈출한 환자임이 밝혀지면서 영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심씨는 영화 캐릭터로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직업의 열쇠공이다. 동네를 알고, 집안의 내부구조까지 알고 있다.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 맨 이라는 뜻도 있다. 속정이 깊은 그는 좋은 이웃이 범인이라는 가정 하에 한의사로서 봉사하면서 병든 아내를 살뜰히 보살피는 노신사 나정혁(천호진)을 추적하고, 한의원에 잠입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지은을 구출한다. 
 
 
반전후의 영화는 지은의 납치범은 30년 전의 범인이고, 한의사로 범인을 특정 한다. 영화는 어리숙해 보이지만 사건을 꿰뚫고 메모를 하는 형사 콜롬보식 스토리 라인으로 두 할배의 사
투리와 돌발 행동 등 의도적 허술함을 보인다. <반드시 잡는다>에서 메모를 대신하는 것은 감과 촉이고, 범인과의 면담 대신 잠입 행동으로 사건을 해결하려든다. 
 
영화의 상부구조에서 미감(美感)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감독의 연출 메서드에 다른 입장을 보일 것이다. 잘 알려진 스토리에 대한 영화적 상상력의 부재, 전반부의 촘촘한 구성과 차이가 나는 후반부의 뒷심부족, 빛나는 연기력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연출력은 웹툰이 보여 주었던 독창성과 기교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쨌건 오랜만에 노인이 힘을 발한 영화는 오락적 속성을 과시하면서 일찍 단서를 제공하며 부담 없이 영화를 즐기게 하였다.  
 
글: 장석용
영화평론가. 시인.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 회장, 대종상 심사위원,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 이태리 황금금배상 심사위원, 다카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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