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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어느 마술사 이야기’, 초능력부대 중앙정보부 7호실의 비밀은?
연극 ‘어느 마술사 이야기’, 초능력부대 중앙정보부 7호실의 비밀은?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8.11.23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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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12.23 홍대 다리 소극장
▲ 연극 '어느 마술사 이야기' 스틸컷. 사진제공=아트리버

제36회 서울연극제 공식 참가작 <청춘, 간다>로 대상, 희곡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한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2018년 신작 연극 <어느 마술사 이야기>가 12월 14일부터 23일까지 홍대 다리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투시, 텔레파시, 미래 예지, 염력, 순간이동 등 일반인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초능력을 가진 남자 이귀환. 슈퍼 히어로가 되고도 남을 능력을 가졌지만 평범한 마술사로 살아가는 그에게는 감추어진 과거가 있다. 중앙정보부 7호실의 특수요원. 귀환은 7호실의 창설자인 강 실장에게 스카우트 되어 초능력으로 북한의 공작을 막아내고 일약 정보부의 스타가 된다. 그러나 유신 정권이 막바지에 접어들자 귀환은 의도치 않게 정치 공작의 일선에 서게 되고 깊은 회의와 죄책감에 빠진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 시대에 초능력을 군사무기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말이 음모론처럼 떠돌았다. 음모론으로만 치부될 뻔한 이 이야기는 존 론슨이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이라는 책을 발표하면서 역사적인 사실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1970년대 미국에서 창설된 비밀부대는 오직 초능력으로 적과 싸우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렇다면 미소의 냉전보다 더 심각했던 남북의 대치 상황에서 우리에게는 이런 시도가 없었을까? 이러한 의문과 호기심에서 현실과 상상의 경계선에 선 중앙정보부 7호실이 탄생했다. 오직 초능력으로만 북한과 맞서는 비밀부서. 그리고 슈퍼 파워로 무장한 특수요원.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어느 마술사 이야기>는 중앙정보부 7호실의 특수요원이었던 한 남자의 삶을 당시 한국의 정치 상황 속에서 극적 상상력으로 풀어간다.

<어느 마술사 이야기>는 지금까지 연극이 거의 다룬 적이 없는 초능력자를 주인공으로 한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더불어 소재의 확장이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초능력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은 대부분 할리우드 상업영화이다. 영화 속의 초능력자는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영웅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이 작품에 등장하는 초능력자는 세상을 구하는 할리우드적인 영웅이 아니다. 이 작품은 초능력자를 1970년대의 역사와 만나게 함으로써 연극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독특하며 개성 있는 인물로 만든다.

역사를 다루었던 기존의 연극들은 대부분 영웅이나 지식인의 관점에서 역사를 서술했다. 그러나 이 작품의 주인공은 주류적인 범주의 인물이 아니다. 초능력자는 주류 사회와는 동떨어져 있는 존재이다. 이처럼 역사를 새로운 인물의 관점에서 본다는 것은 기존의 작품과는 다른 방식으로 역사를 대하고 관찰한다는 의미가 있다.

<어느 마술사 이야기>에 등장하는 초능력은 단순히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소재가 아니다. 이 작품에서 초능력은 현대사의 중요 지점을 연극적 상상력으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중요한 매개로 사용된다. 돌연변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 존재가 바라보고 경험하는 역사는 기존의 현대사를 다루었던 작품과는 차별화되는 방향과 관점을 제시한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묻는다. 과연 진정한 슈퍼 파워, 초능력은 무엇인가?
차근호 작가와 최원종 연출이 다시 만나 의기투합했다. 무대 이창원, 조명 성미림, 영상, 최종찬, 의상 한복희 등이 스태프로 참여하며, 배우 남명렬, 유승일, 오민석, 김동현, 이갑선, 박지아, 김병희, 김나미, 이유하, 박현수, 김기훈이 출연한다.

연극 <어느 마술사 이야기>는 2018년 12월 14일부터 23일까지 홍대 다리 소극장에서 단 열흘 간 관객들과 만난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ilemon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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