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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마을 브라질리아, 아랫마을 상파울루
윗마을 브라질리아, 아랫마을 상파울루
  • 마리나 다 실바
  • 승인 2010.09.03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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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브라질리아가 탄생 50년이 됐다. 주셀리누 쿠비체크 전 대통령이 원해 건축가 오스카 니마이어와 루치우 코스타가 설계한, 1960년 4월 21일 새로운 브라질의 행정수도가 바짝 마른 먼지투성이의 땅 고이아스주에 우뚝 솟아났다.(1) 1년 후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은 의회, 플라날투 대통령궁, 문화 및 스포츠 시설, 오피스 빌딩과 녹지대로 이어지는 미래지향적인 브라질리아의 디자인 라인을 보며 “난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착륙한 느낌을 받았다”고 탄성을 자아냈다. 브라질리아는 동경하던 새로운 엘도라도처럼 해안에 밀집한 인구를 내륙으로 다시 불러들이고, 또한 정권을 격리시켜 수호하도록, 즉 브라질을 먼발치에서 관조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도시였다.

14명으로 구성된 작가, 기자, 연구원 그리고 예술가들은 최근에 베스 카탈도와 그라사 라모스의 감수로 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복잡하고 모순된 이 도시의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는 책을 발간했다.(2) 이들은 이 책에서 1964년 독재 이전과 이후의 브라질 역사에서 그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막가파’식이던 정치 및 금융 스캔들을 비롯해, 지난 2월 부패와 공금횡령 사건으로 구속된 호세 로베르투 아루다 주지사 사건 등을 들춰냈다.

인구 60만 명을 예상하고 설계한 브라질리아에 3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원래 정부 관료와 일반 공무원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도시였지만, 정비를 끝낸 도시 외곽으로 금세 빈민들이 몰려와 정착했다. 브라질리아는 브라질 최고의 불평등을 자랑한다. 부분적으로 정비되긴 했지만 인도도 없어, 자동차를 빼면 아무것도 없다. 브라질리아는 부동산 투기와 사회적 차별의 상징이 됐다. 인류학자 구스타보 린스 리베이로는 브라질리아가 어쨌든 “분명 브라질이 열대 해안이라는 식민 사고를 종식시키고, 오늘날까지 브라질의 수도가 살바도르와 리우데자네이루라는 회상도 종식시켰다”며 유토피아 도시의 상징이 맞다고 했다.

‘아랫마을’로 간주되는 브라질의 경제수도인 상파울루와 그 외곽엔 18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로베르 카바네스와 이자벨 조르주는 자신들이 감수한 저서에, 이 도시의 노동·마약·밀거래·협동생활·공공장소 등을 주제로 한 실태 분석과 증언들을 실었다.(3)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비공식 부문의 다양성과 성장에 대해 성찰할 수 있다. 불평등 문제에 대한 답변 시도가 민간 자선단체와 공공 부문의 재분배, 합법과 위법의 경계를 흐려놓아, 오히려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는 마약밀매와 사회범죄를 확산시켰다. 이를테면 2001년 법령으로 구체적인 시민의 권리를 획득한 행상, 삯바느질꾼, 가사도우미, 쓰레기 수집꾼, 노숙자가 다양한 생존 및 저항 전략을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만약 이런 사회적 중재(2001년 법령)가 정치 재건에 가치를 부여한다는 맥락에서 취해진 것이라면, 사람들은 포르투알레그리시가 시행하는 함께 일하고 경영하는 모델을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여성 사회학자 루드밀라 코스텍 아빌리우는 “비정규직과 구조적인 실업 속에서 시민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의미는 수천 명을 사회적 무용지물로 내모는 정책의 손실을 관리하기 위해 사회문제를 묵살하는 정책”이라며 이 제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글•마리나 다 실바 Marina Da Silva

번역•조은섭 chosub@ilemonde.com

 

<각주>
(1) 브라질리아 전에, 리우데자네이루가 1889년부터 1960년까지 브라질의 수도였다. 상파울루 다음으로 큰 도시인 브라질리아는 인구 600만 명이 거주하며, 2016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2) <50주년 맞은 브라질리아>. Que cidade é essa? Coordonn? par Beth Cataldo et Graça Ramos, photos Ricardo Labastier, Tema Editorial, Brasilia, 2010, 258 pages, 45 réals.
(3) 로베르 카바네스, 이자벨 조르주가 감수한 저서 <상파울루, 아랫마을>, L’Harmattan, 파리, 2009, p.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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