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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의 인터넷은행 '출사표'…"자본력 확보 자신있다"
토스뱅크의 인터넷은행 '출사표'…"자본력 확보 자신있다"
  • 정초원 기자
  • 승인 2019.03.28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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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건 대표 28일 기자간담회…"VC 3곳 투자여력 충분"
신한금융과 지분율 갈등설에 "경영권 이슈 없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비바리퍼블리카

제3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내민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자본력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와 관련해 "굉장히 자신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역삼동 비바리퍼블리카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본에 대한 자신감 없었으면 애초에 시작도 안했다"며 "컨소시엄의 주주로 참여한 해외 벤처캐피탈 3곳(알토스벤처스·굿워트캐피탈·리빗캐피탈)은 토스의 주요 주주이자 이사회 멤버로, 토스뱅크에 필요한 1조~2조원의 자본확충 계획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도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비바리퍼블리카가 공개한 토스뱅크 컨소시엄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비바리퍼블리카 60.8%, 한화투자증권 9.9%, 알토스벤처스 9.0%, 굿워트캐피탈 9.0%, 한국전자인증 4.0%, 베스핀글로벌 4.0%, 무신사 20%, 리빗캐피탈 1.3% 순으로 지분을 갖게 된다. 앞서 신한금융그룹과 현대해상이 주요 주주사로 참여할 계획이었지만 갑작스럽게 컨소시엄에서 이탈하며 주주 구성에 대대적인 변화가 생겼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자본을 보유한 신한금융과 결별한 것이 토스뱅크의 자본 안정성에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았다. 

이 대표는 "만약 토스뱅크가 증자를 못해서 손실을 입으면 주요 주주들은 토스뱅크와 토스 양쪽에서 이중으로 손실을 볼 수 있는 구조"라며 "그럼에도 투자자로 들어온다는 것은 자본확충과 증자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주주의 투자 여력은 이미 충분한 상황이고,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현금만으로도 (은행) 사업을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며 "전세계 투자시장에서 토스의 위상과 저력을 봤을 때 자본 유치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토스뱅크가 은행업 인가를 받은 이후에도 벤처캐피탈 3곳의 지분율은 9.0% 안쪽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새 주주가 생길 경우 비바리퍼블리카의 지분을 떼어주는 방식으로 주주 구성을 다시 할 계획이다. 

앞서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금융당국 예비인가 신청 마감을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주주 구성을 다시 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일주일 상간에 어떻게 (주주 구성이) 가능했을까 싶기도 한데, 이미 토스의 비전에 공감하던 대기 주주들이어서 새로운 상황에 돌입했을 때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했다"며 "토스뱅크 주주 모두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사업 추진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일을 진행해줘서 가능했던 일"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토스 측과 신한금융이 지분율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것 아니냐는 추측에 대해서는 "금융주력자 관련 이슈는 전혀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지분율과 경영권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며 "처음부터 지분율이나 지배구조에 대한 합의를 분명히 한 상태였고, 그 부분이 마찰이 돼서 헤어진 것은 아니다. 사업 모델에 대한 이견 때문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당국이 예비인가 심사 과정에서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를 '비금융주력자'로 판단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의 대부분의 매출 구조가 금융업에 해당되고, 앞으로도 금융과 관련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라며 "금융당국에서 적절히 판단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는 인터넷은행의 지분을 34%까지만 소유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토스가 금융사가 아닌 ICT기업에 가까워, 34% 이상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금융당국의 인가가 떨어지면 '차세대 챌린저 뱅크'를 콘셉트로 새로운 은행 사업을 펼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된 고객들에게 혁신적인 상품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개인 중신용자·소상공인 대상의 신용평가모델을 정교하게 만들 계획이다. 기존 시중은행들도 새로운 신용평가모델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개별 금융회사 안에서 소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그는 "금융기관 한 곳이 소비자의 전체적인 금융 맥락을 파악하기는 힘들다. 주거래은행이라면 소비자의 월급 내역은 알 수 있지만, 그 소비자가 세컨 통장에서 어떤 소비를 하는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는 없다"며 "반면 토스는 하나의 금융기관에서 시작한 게 아니다 보니 모든 카드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이미 충분히 확보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상품 추천과 신용 평가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토스는 지난 2015년 서비스 출시 이후 현재까지 1100만명의 가입자를 달성했다.   

비바리퍼블리카와 토스뱅크는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며, 별개의 최고경영자(CEO)가 회사를 각각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그는 "초대 은행장은 외부에서 새로운 분을 영입할 계획"이라며 "비바리퍼블리카가 모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 다른 조직 구조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토스뱅크가 토스의 주요 관계사는 될 수 있지만, 다른 금융사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놓지 못한다면 철저히 중립적으로 평가하겠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간편송금 서비스 업체인 토스는 소비자의 금융패턴을 분석해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기능을 제공 중이다. 그는 "우리가 시장에서 하고싶은 것은 토스뱅크가 잘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좋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라며 "토스는 그것을 담는 그릇으로, 그 비전에 부합하는 상품을 가장 먼저 노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과 함께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 키움뱅크 컨소시엄에 대해서는 "인터넷은행을 통해 새로운 혁신을 공급하려는 취지는 같다고 생각한다"며 "딱히 경쟁자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각자가 구현하려는 미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토스뱅크에서도 보안 이슈를 철저히 다루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핀테크 기업으로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보안'은 처음부터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였고, 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면서 "국내 IT 기업 중 최고 수준의 2위 업체의 3배에 가까운 보안 투자금과 인력 구조를 갖고 있으며, 앞으로도 투자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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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원 기자 chowon616@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