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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제조업체 '보릿고개' 넘기에 총력
주력제조업체 '보릿고개' 넘기에 총력
  • 김진양 기자
  • 승인 2019.04.26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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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등 줄줄이 어닝쇼크…미래 먹거리 모색 '분주'

국내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반도체, 화학, 건설, 디스플레이 등 업종을 불문하고 줄줄이 부진한 올해 첫 경영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실적 개선도 단기적으론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주력 산업의 위기론도 대두된다. 하지만 이들은 어려움 속에서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업황이 개선되는 시점을 놓치지 않고 반등의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1분기 어닝쇼크 줄이어

1분기 실적 시즌의 포문을 열었던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주요 기업들의 어닝 쇼크가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의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4.1%, 영업이익은 60.4% 감소했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각각 12.3%, 42.6% 줄었다. 삼성전자는 시장이 받을 충격에 대비해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이례적 공시를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입구 모습. 사진/뉴스1
삼성전자 서초사옥 입구 모습. 사진/뉴스1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업계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반도체 투 톱인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이 6조7726억원, 영업이익 1조3664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3%, 영업이익은 68.7%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1320억원의 영업손실로 지난해보다 적자폭이 확대됐고, LG이노텍은 114억원의 영업손실로 11분기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LG전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8% 줄었지만 동종 업계 중에서는 그나마 나은 수준이었다. 

경영 악화의 바람은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이날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매출 상위 15개 기업 중 대부분이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감소했다. 그 중에서도 LG화학(-57.7%), SK이노베이션(-53.5%), 삼성물산(-49.7%) 등은 특히 감소폭이 컸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21.1%, 94.4% 이익이 개선됐지만 지난해의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았던 터라 마냥 기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재계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와 환율 변동성 확대, 유가 급등락 등 대외 요인과 내수 부진 등 대내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위기가 기회"…반등 기회 마련 분주

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전망치가 있는 220개 상장사들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총액은 28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40조8000억원보다 30.6%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이 각각 9%, 40%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들은 어려울 수록 미래를 위한 준비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차세대 동력이 될 사업 육성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황 급락의 직격탄을 맞은 반도체 업계도 장기적인 수요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면서도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늘어날 수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는 것. 동시에 고성능 제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황에 흔들리는 사업 구조를 바로 잡기 위해 파운드리를 비롯한 비메모리 분야의 역량 강화도 꾀하고 있다. 

중국발 LCD 한파를 맞은 LG디스플레이는 사업 중심 축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로 전환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움직이고 있다. 실적 발표 이튿날인 지난 25일에도 한상범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 1000명이 '2019년 전사 목표달성 결의대회'을 열어 목표달성 의지와 각오를 새롭게 했다. 이 자리에서 한 부회장은 "2019년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의 마지막 해"라며 "모든 임직원의 하나된 노력으로 어떤 어려움과 시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자"고 당부했다. 

정유·화학 업계에서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배터리 등에서의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1위 기업인 LG화학은 1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가 110조원으로 하반기 이후 연간 손익분기점(BEP)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며, SK이노베이션도 설비 투자가 진행 중인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에 미래를 걸고 있다. 

자동차 업종에서는 실적 개선의 신호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신차 효과 등으로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지난해의 수렁에서 점차 빠져나오고 있는 것. 현대기아차는 하반기에도 신형 G80, 베뉴, 신형 쏘울 등 신차를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며, 러시아·멕시코·인도 등 신흥 시장에 대한 공략도 강화해 중국 등에서의 부진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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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김진양 기자 jy.kim0202@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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