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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착하게 벌고 의미있게 쓰겠다"
SK "착하게 벌고 의미있게 쓰겠다"
  • 김진양 기자
  • 승인 2019.05.21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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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 측정 첫 발…최태원의 '딥 체인지' 가속화

"SK그룹에 있어 사회적 가치 추구는 신규 사업 전략이자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다. 어떻게 돈을 착하게 많이 벌어서 어떻게 좋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

SK가 경제적 가치(EV)와 사회적 가치(SV)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의 토대가 되는 사회적 가치 측정 시스템을 구축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사회적 가치는 기업 경영활동 등을 통해 일자리 부족, 환경 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한 성과를 말한다. DBL 경영은 영업이익 등 기업이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재무제표에 표기하 듯 같은 기간의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로 환산해 관리하는 것이다.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 사회적 가치 측정 설명회'에서 사회적 가치 측정 취지와 방식, 측정 결과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 사회적 가치 측정 설명회'에서 사회적 가치 측정 취지와 방식, 측정 결과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

SK는 21일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그룹 내 3대 주력 계열사가 지난 한 해 동안 창출한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공개했다. 나머지 13개 계열사의 사회적 가치도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공표 방식과 시점은 각 사별로 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 때 밝히거나 지속가능보고서에 기재하는 등 자율로 정한다. 또한, 앞으로 매년 측정 결과를 공개하고 관계사별 경영 핵심평가지표(KPI)에도 50%를 반영하기로 했다. 

이항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PR팀장(부사장)은 “사회적 가치 측정은 DBL 경영을 동력으로 ‘New SK’를 만들기 위한 작지만 큰 걸음을 내딛은 것”이라며 “’지도에 없는 길’을 처음 가는 것인 만큼 시행착오도 많겠지만 결국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 R&D와 같아…경기 어려워도 지속"

SK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에서 언론 설명회를 열어 사회적 가치 측정 취지와 방식, 주요 관계사 측정 결과, 향후 계획 등을 공개했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은 “SK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이유는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지표와 기준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최태원 SK 회장은 “측정(measure)할 수 없는 것은 관리(manage)될 수 없다”는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해 사회적 가치 측정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SK에 따르면, 각 관계사들이 측정한 사회적 가치는 크게 3대 분야로 나뉜다. △경제간접 기여성과(기업 활동을 통해 경제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가치) △비즈니스 사회성과(제품·서비스 개발, 생산, 판매를 통해 발생한 사회적 가치) △사회공헌 사회성과(지역사회 공동체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창출한 가치) 등이다. 

세부적으로 경제간접 기여성과의 측정 항목은 고용, 배당, 납세 등이다. 비즈니스 사회성과는 환경, 사회, 거버넌스 부문을 측정한다. 사회공헌 사회성과의 측정 항목은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프로그램, 기부, 구성원들의 자원봉사 관련 실적을 측정한다. 

측정 항목에 따라 도출된 계열사 별 사회적 가치는 △SK이노베이션(경제간접 기여 성과 2조3000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마이너스(-) 1조1884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494억원) △SK텔레콤(경제간접 기여성과 1조6000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181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339억원) △SK하이닉스(경제간접 기여성과 9조9000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4563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760억원) 등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의 비즈니스 사회성과가 마이너스로 나온 것은 생산 공정에서 불가피하게 나오는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량이 환경 항목의 측정값으로 환산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SK 관계자는 "마이너스 요소(오염물질 배출량)는 줄이고 친환경 사업모델을 확대하는 등 방법으로 플러스 항목을 늘리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은 기업 본연의 비즈니스 활동과 별개가 아니다”라며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기 위해 비즈니스와 관련된 사회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 혁신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의 연구개발(R&D) 활동이 돈을 못 벌 때에는 하기가 어렵지만 안하고서는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없듯, 사회적 가치도 경기가 좋고 안좋고와 상관없이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장기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사회공헌 활동의 진화…"측정 시스템 지속 보완할 것" 

그동안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 등 일부 국내외 기업이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측정 및 공표해왔지만 제품·서비스 관련 사회적 가치까지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SK가 처음이다. 라준영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의 사회성과를 경제활동의 언어인 화폐가치로 측정해 재무성과와 비교 가능하게 한 것은 선구적 시도“라고 평가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공식 석상에서 수 차례 '사회적 가치'를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하노이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최 회장의 모습. 사진/SK
최태원 SK 회장은 공식 석상에서 수 차례 '사회적 가치'를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하노이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최 회장의 모습. 사진/SK

이를 위해 SK는 지난 2017년부터 외부 전문가들과의 공동 연구, 관계사 협의 등을 통해 측정 체계를 개발해 왔다. 측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대학 경제학, 회계학, 사회학 교수, 사회적 기업 관련 전문가들이 자문 역할을 했다. 1970년대 장학퀴즈 등으로 시작된 사회공헌 활동이 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을 넘어 'DBL 경영'으로 정착하게 된 배경이다.

SK 측은 “아직 측정 시스템에 개선할 점이 적지 않다”며 "지속적으로 미비점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소비자 피해 관련 사건·사고, 지배구조 개선 성과, 법규 위반 사항 등은 객관적인 측정방법을 아직 개발하지 못했다는 것. 각 사는 자체 측정결과 공표 시 미반영 항목을 주석에 표기하고, 추후 반영하기로 했다. SK는 또 향후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일종의 재무제표 형태로 작성해 공개하는 방안도 회계학자들과 공동 연구 중이다. 

사회적 가치를 주창한 최태원 회장도 첫 번째 측정 결과 보고를 받은 후 시작을 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목표를 정해 모자란 부분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평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최 회장은 만족할 만한 숫자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현재 상태를 잘 했다고 내보이지 말고 앞으로 어떻게 개선할 지를 고민하자"며 결과 공표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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