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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뱅크·토스뱅크 재도전할까
키움뱅크·토스뱅크 재도전할까
  • 정초원 기자
  • 승인 2019.05.27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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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인가 나란히 탈락...혁신성 부족 자금조달력 의문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뉴스1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뉴스1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시장의 예상과 달리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모두 탈락했다. 키움뱅크는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토스뱅크는 자금조달 능력이 불안하다는 게 탈락의 주요 원인이 됐다. 시장에서는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최소 1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추가 인가를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두 컨소시엄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외부평가위원회는 두 컨소시엄이 예비인가 기준에 못미친다고 평가했고, 금융당국도 이같은 결과를 받아들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개 다 (예비인가가) 안 되리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외부평가위원회의 평가결과와 금융감독원의 심사결과를 듣고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토스뱅크는 지속적인 출자능력이 의문시됐고, 키움뱅크는 사업계획의 구체성에서 심사위원들을 설득하는 데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외부평가위원회는 우선 키움뱅크에 대해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그간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의 필수 요건으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주도하는 핀테크 혁신을 강조해왔다. 키움뱅크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키움증권, KEB하나은행, SK, 롯데 등 탄탄한 금융사와 대기업이 참여해 자본 여력은 충분하지만, ICT 기술이 선도하는 혁신을 찾아보기엔 다소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토스뱅크는 토스라는 핀테크 기업이 주축이 된 만큼 혁신성은 충분하지만 주주 구성이 불안정해 자본조달 측면에서 약점을 지녔다. 실제로 외부평가위원회는 토스뱅크에 대해 지배주주의 출자 능력 등 적합성 부분과 자금조달 능력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봤다. 토스뱅크에는 토스의 모회사인 비바리퍼블리카(60.8%)와 외국계 벤처캐피털(VC)이 주요 주주로 참여했다. 최 위원장은 "토스의 자본조달 능력과 지배주주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VC의 참여 자체가 토스뱅크 탈락의 원인이 된 것은 아니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VC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은 문제라고 보지 않지만, 자본이 얼마나 안정적이고 향후 자본조달 능력을 확보하는 게 가능한지가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가 올 3분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다시 추진할 예정이라,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의 재도전 여부도 주목된다. 윤 국장은 "토스뱅크는 안정적인 자본조달 능력을 보완하면 향후 인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키움뱅크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사업계획의 실현가능성을 보완하면 다음 심사에서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간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 전력을 쏟았던 토스뱅크 측은 "아쉽지만 오늘 발표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비록 새로운 은행 설립의 꿈은 이루지 못하게 됐지만, 지난 2015년 간편송금 서비스로 시작해 현재 1200만 가입자가 사용하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해 온 토스의 저력을 바탕으로 흔들림 없이 금융혁신의 꿈을 계속 이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양측 모두 탈락을 받아들인지 얼마 안돼 재도전 여부를 결정짓지는 못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향후 진행할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 은행산업의 메기 역할을 기대할만한 새로운 도전자의 등장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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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원 기자 chowon616@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