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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디플로> 한국어판 창간 11주년 - <르 디플로>식으로 함께 읽고 생각 나누기
<르 디플로> 한국어판 창간 11주년 - <르 디플로>식으로 함께 읽고 생각 나누기
  • 김건희
  • 승인 2019.10.01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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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이하 ‘르디플로’) 한국어판이 이번 10월 창간 11주년을 맞이했다. <르디플로>는 예나 지금이나 한 번도 베스트셀러가 된 적은 없지만, 전국 곳곳에 생겨난 20여 개의 크고 작은 <르디플로> 읽기 모임이 한국사회의 풀뿌리 담론을 이끌고 확대하는 주요 매체로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지역별 독자 분포를 보면 서울이 압도적이지만, 최근에는 지역 도시를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왜 <르디플로>를 읽는 것일까? 그것도 여럿이 모여서.

<르디플로>는 프랑스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정치·경제 관련 주요 담론에서부터 국내 이슈, 문화예술 전반을 아우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의 국제관계지로, 그 명성에 걸맞게 단행본에 필적하는 분량과 웬만한 논문에 맞먹는 수준을 자랑한다. 이름부터 생소한 유럽, 남미, 아프리카 국가들의 기사는 배경지식 없이 혼자 읽기에는 버겁지만 함께 읽고 토론할 때 그 즐거움과 유익함이 배가 된다. 민주주의의 실종, 무너진 저널리즘, 극심한 양극화, 경색된 남북관계, 경쟁적 교육의 한계 등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도 함께 모색할 수 있다. 

스티븐 호킹은 말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의 별을 보라. 당신의 발만 보지 말고.” 지금 당장의 삶에 직결되는 문제는 아니지만, <르디플로>에서 다루는 이슈는 국경과 민족을 초월해 다른 듯 같은 문제로 씨름하고 있는 인류사회를 조망한다. 인간과 세계를 향한 작은 애정과 관심을 놓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오늘도 모여 앉아 <르디플로>를 읽고 토론하는 사람들, 이들이 <르디플로>의 친구이자, 이 어지러운 시대의 희망이다.

 

 

 

■ 부산 읽기 모임 

부산 지역의 <르디플로> 정기구독 회원들은 부산 읽기 모임이 없는 것에 늘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부산에 거주하는 정기구독 회원 신미라 님의 제안으로 4월 2일 첫 모임을 하게 됐습니다. 읽기 모임에 참석하는 회원들은 대학생, 전업주부, 대학 연구원, 직장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연령대도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합니다. 부산 첫 모임은 부산 지역 신문사인 ‘국제신문’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4월 2일 첫 모임에서 매달 두 번째, 네 번째 화요일 7시에 ‘북카페 공감’에서 정기모임을 가지기로 결정했습니다.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새내기 모임이지만, 이제까지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우선 8월 한 달 동안 매주 화요일, 목요일에 총 8회에 걸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새로 쓰는 ‘비판경제교과서’> 집중 읽기를 했습니다. 다른 기사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기획연재]는 쉽게 읽기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장지용 교수님을 모시고 주제별 강의를 듣고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르디플로>를 보다 심층적으로 읽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사회 참여적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13일, 여성인권운동가이신 고(故) 김복동 님의 삶을 그린 영화 <김복동>을 단체관람했습니다. 부산 읽기 모임은 ‘세계를 보는 창’이라는 <르디플로>의 취지에 맞춰 읽기에만 그치지 않고, 실생활에서 한층 다양한 활동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르디플로>의 11주년을 축하하며, 언제나 우리 곁에 좋은 친구로 남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부천 읽기 모임 

주말이면 비어있는 개인사무실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다가 생각한 것이 <르디플로> 읽기 모임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모임이 벌써 2년이 넘었습니다. 이렇게 모임이 잘 유지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회원님들께 물으니, 답변 중 ‘부담 없음’이 많았습니다. 부천 모임에는 ‘없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이 많습니다. 일단 장소 사용료와 회비가 없습니다. 참석 여부를 묻지도, 논의할 주제를 미리 정하지도 않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어차피 다 알게 될 테니 자기소개도 하지 않습니다.

이런 ‘묻지마’ 모임에서 발제자에게 기사 선택의 이유를 물으면, 회원들의 전문분야와 관심사가 조금씩 드러나는데, 신기한 것은 겹치는 부분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종교, 보건, 노동, 인권, 환경, 문화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됩니다. 혼자 읽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주제에 대해, 각자의 관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3시간이라는 짧지 않은 모임은 늘 순식간에 끝나고, 이어지는 뒤풀이에서도 식을 줄 모르는 대화 속에 쉽게 자정을 넘깁니다. 

종교인과 무신론자가 신에 대해, 육식을 즐기는 이와 채식인이 동물권에 대해, 문재인 정부 지지자와 무정부주의자가 조국에 대해 논하는 게 가능하며,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합니다. 이런 소중한 경험을 선사해준 <르디플로>의 1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우리 회원분들께 이 지면을 빌려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포항 읽기 모임

처음 읽기 모임을 진행하고자 편집국에 홍보를 부탁드렸던 때, 포항에 계신 구독자분들은 총 6명이었습니다. 진행자인 저를 포함해 총 4명의 멤버가 모였고, 모임을 가져온 지 1년하고도 2개월이 됐습니다. 소규모 모임이다 보니 2명이 모임을 진행한 적도 많이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규모가 아니라, 꾸준히 기사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읽기 모임을 처음 주최한 저는 이제 막 세계이슈와 정치 및 경제 분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20대입니다. 그리고 멤버님들은 50대 이상으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신 분들이셨기에, 세대와 세대 사이의 문제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견해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저희 포항 읽기 모임의 멤버들은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시는 분이 2명, 대기업에서 일하시는 분이 1명, 학원에서 10대 학생들을 가르치는 분이 1명입니다. 직업이 다르다 보니 각 분야에 관련된 문제들이나 사회적인 변화들을 공유함으로써 문제를 바라보는 시야를 더욱 넓힐 수 있었고, 역사적·정치적 배경과 인물들을 더 깊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멤버들이 서로 배려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다른 관점을 존중하는 모습에서 삶의 자세 또한 배울 수 있었습니다. 문화에 관심이 많은 멤버들 덕분에 지역 내의 독립영화관 상영정보와 전시 정보, 역사·사회 관련 이벤트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멤버들을 주기적으로 만나 서로 안부를 묻고 서로 배우며 함께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참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며 함께 성장하는 포항 읽기 모임이 되기를 바랍니다. 

 

 

■ 세종 읽기 모임

세종시는 인구 35만 이하의 소도시로 정부청사가 이전되면서 전국에서 인구가 유입된 신도시입니다. 지역에서 역사모임, 자전거 트래킹, 로마신화 등 다양한 시민 활동을 통해 만난 시민들 중 <르디플로> 구독자들이 만난 커뮤니티입니다. 지난 6월 4명으로 시작한 모임은 매주 목요일 오전,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변주를 시도하는 '젊은' 모임으로, 현재 멤버는 7~10명입니다. 텍스트와 일상, 실험과 논리의 부딪힘과 미끄러짐으로 어제는 시인, 오늘은 평범한 생활인, 내일은 작가나 논객으로 변화를 즐기는 유쾌한 모임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 전주 읽기 모임

저희 전주 읽기 모임은 2016년에 시작한, 전북지역 내 유일하다고 알려진 <르디플로> 읽기 모임입니다. <르디플로>를 혼자 읽다 보면 느껴지는 먹먹함과 지적 갈증을 해소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하고 있으며, 매주 번갈아 가면서 각자의 관심 주제를 맡아 그날의 모임을 이끌어갑니다. 

다른 읽기 모임을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전주 모임은 다양한 연령대, 전공 분야의 구성원들이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며 대화하는 문화를 이어온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끼리 <르디플로>를 좋아한다는 것 하나로 모여 시사, 드라마, 사는 이야기, 고민 등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자유로운 분위기도 일주일에 한 번인 이 모임이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11번째 생일을 맞이한 <르디플로>처럼, 전주 읽기 모임도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오랫동안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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