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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 시민'에게 '좀비' 되기를 강요하는 권력
'주체적 시민'에게 '좀비' 되기를 강요하는 권력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2.12.30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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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월 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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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2023년 1월호 

2023년 새해에는 노동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날까?

윤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기득권의 집착은 집요하고 기득권과의 타협은 쉽고 편한 길이지만 우리는 결코 작은 바다에 만족한 적이 없다”며 "노동개혁" 의지를 알렸다.

그가 말하는 '기득권'에는 이른바 '귀족노조'가 포함된다. 그에 따르면 노조는 귀족이고, 그들의 행위는 다른 노동자에 대한 탄압이다. 그렇다면, 노동자는 어떻게 해야 권력의 눈에 거슬리지 않고 '착하게'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인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1월호는 '좀비 되기를 강요하는 권력' 기사를 실어, 노동자가 자기주장 없는 좀비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음을 말했다. 

이처럼 노동시장의 효율을 극대화 하겠다는 정부의 구상은 테일러리즘(Taylorism)을 연상케한다. 노동자의 순종 및 지지를 이끌어내 생산성을 최대화하는 과학적 관리법이다.('최대 효율을 위한 자본의 인격화' 중)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발행인 세르주 알리미는 불의에 맞서는 이들에게 “언론사에 굴복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유럽 대형 언론사의 꼭대기에 선 그가 스스로에게 칼을 겨눈 이유를 올해 첫 칼럼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작년 수능을 치른 대입 수험생들은 대학 정시모집을 앞두고 있다. K-학생들은 학원에서 예습진도를 나가며 새학기를 준비한다. 수십 년간 이어진 한국의 교육 환경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을까? 프랑스의 '규정 없는 교실' 실험과 미국의 '학교 젠트리피케이션'은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는다. 

 

 

시민의 주체성

 

좀비 되기를 강요하는 권력 (성일권)

노조가 3대 부패 중 하나”라고 한 최고 권력자의 발언은 곱씹을수록 소름끼친다. 노조를 척결대상으로 규정짓고, 부패한 범죄집단으로 인식하는 그의 노동관 속에서 노동자란, 애초에 아무런 생각 없이 국가와 기업의 요구대로 부지런하게 일만 하는 ‘근로’ 대원일 뿐이다. ... 헌법은 노동자들이 부여받은 노동기본권을 단결권,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으로 적시하고, 이들 노동삼권의 천부인권적 불가분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최고 권력자의 발언에서처럼 늘 기만적이다.

최대 효율을 위한 자본의 인격화 (다니엘 린하르트)

경영학교에서 금융 수단이나 시장 가능성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배우듯이 요즘 경영자들은 인간을 다른 모든 자원과 동등하게 취급하며 관리하는 법을 배운다. 이들은 목적 달성을 위해 공감, 동조, 즐거움에서 두려움과 스트레스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감정을 이용한다. 이 모든 것은 ‘호손 효과’에서 비롯됐다. 테일러리즘(Taylorism)이라고도 하는 이 과학적 관리법의 요지는 노동자의 순종 및 지지를 이끌어내 생산성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질문> 시리즈, 꿈, 1977 - 제라르 프로망제

미디어의 적(敵)이 되지 않으려면 (세르주 알리미, 피에르 랑베르)

대형 언론사에 굴복할 것인가, 말 것인가? 세상을 바꾸기를 원했던 사람이라면 이런 딜레마를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것이다. 한쪽에서는 언론을 잘 활용하면 투쟁의 의미를 널리 알리고 인지도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다른 쪽에서는 언론이 정한 기준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언론의 정치 쇼에 이용당하는 지름길이라고 경고한다. ... 언론에는 “사상과 의견의 자유로운 소통”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 이 법적 의무는, 한밤중의 방송 출연 요청, 끊임없는 간섭, 조악한 연출을 수용하면서까지 구걸해야 하는 특혜가 아니다.

 

 

외국 학교는 유토피아인가?

 

프레네 교실엔 규정이 없다 (로랑스 드 코크)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육자인 프레네 부부, 셀레스탱 프레네와 엘리즈 프레네는 수많은 글을 통해 자신들의 교육론을 펼쳤다. 그리고 1934년에는 방스에 직접 프레네 학교를 열고 이 교육론을 실천에 옮겼다. 정해진 수업도 없고 칠판 앞에 나란히 놓인 책상들도 없는 이 학교에서는, 총회의 투표로 각종 규칙과 처벌이 정해졌고, 어린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학습하고 활동했다.

 

<방과 후>, 2003 - 쿠사마 야오이

미국 시당국이 부추긴 학교 젠트리피케이션 (리처드 카이저)

학부모들이 거주지를 선택할 때 자녀를 일류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지역을 선호하는 전략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미국 지자체는 이 논리를 역으로 이용해 대개 빈곤층이 거주하는 도심에 부유층 끌어들이기에 나섰다. 일부 학교를 허물고 새로운 학교를 지어 ‘학교 교육 공급’을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학교의 문을 닫고 새로 공립학교를 만든다. 백인 인구가 교외로 주하는 ‘백인 유출’ 현상을 막고자 최근 미국 지자체가 선택한 전략이다.

 

앞으로의  K-인재는 검은 피부에 파란 눈!

 

조선족 국대, 베트남계 대통령도 가능할까? (목수정)

프랑스 국가대표팀이 자국민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것에 비해, 월드컵을 지켜보던 많은 어떤 관중들에게 그들은 끈질긴 조소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절반의 선수들이 검은 피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그 비판의 불씨를 제공했다. 이들은 프랑스에서 나고 자라고, 여기서 축구를 배워 선수가 된 100% ‘메이드 인 프랑스’ 선수다. 그들이 여기서 교육받고 성장한 이상, 프랑스 사회의 가치를 보편적으로 공유한다는 사실에 어떤 의심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숱한 혁명의 역사로 구축해온 프랑스 공화국의 가치는 그 무엇보다 탄탄하게 이 사회의 정체성을 구축한다.

 

출처=뉴스1

콩쿠르 ‘영재’ 강국에서 클래식 강국으로 가려면 (조희창)

요즘 우리는 진지하면 죄인이 되는 시대에 사는 것 같다. 모든 것은 짧고 말랑말랑하고 재미있어야 하며 심지어 자주 웃겨주기까지 해야 한다. 이 ‘예능 천국, 다큐 지옥’의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서 클래식도 안간힘을 썼다. 행여나 청중이 지루할까봐 한 악장만 떼어 연주하고, 중간에 크로스오버 곡도 보태고, 영상도 틀어주는 공연이 많아진다. 그러나 ‘클래식의 저변 확대’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청중을 ‘하향 평준화’시킨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될 때가 많다. 순도 높은 공연은 점점 힘들어지고 예능 정신으로 가득한 기획물만 많아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이밖에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월호는 '중국, 강제격리에서 자가격리까지' 기사를 통해 중국 정부의 강도높은 방역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을 자세히 다뤘다. '5년간 제재 이후 미국이 재발견한 베네수엘라'와 '라틴 아메리카에서 벌어진 이웃 간의 싸움' 등,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심도 깊은 중남미 기사도 눈에 띈다.

또한 '주요 학술지들이 진단하는 2023년의 국제사회' 기사는 저명한 미디어 전문가 집단이 진단한 새해의 모습을 담았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월호 목차

 

 

 

글 ·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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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김유라 기자 kimyura@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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