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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열린 KT 청문회…각종 비리의혹도 '도마'
우여곡절 끝에 열린 KT 청문회…각종 비리의혹도 '도마'
  • 정초원 기자
  • 승인 2019.04.17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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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회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T 아현지사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 청문회'에 출석했다.
황창규 KT회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T 아현지사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 청문회'에 출석했다. 사진/뉴스1

우여곡절 끝에 17일 열린 KT 청문회에서는 지난해 아현지사 화재사고의 책임을 묻는 여야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졌다. 특히 여당 의원들은 이번 화재 사고가 통신 대란을 불러일으킨 '국가적 재난'이었다고 지적하며, 그 근본 원인이 황창규 KT 회장의 경영 실책에 있다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황제경영과 정관계 로비 의혹, 채용비리 논란에 대한 질의도 적지 않았다. 

"KT, 자료요청 거부하고 청문회 방해"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통해 'KT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다. 다만 유영민 과방위 장관의 불출석을 두고 자유한국당이 강하게 반발한 데다,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 KT가 응하지 않아 청문회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우선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KT가 화재사고에 대한 소방청의 조사를 의도적으로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소방청의 화재조사 경과 일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4일 소방청이 KT에 도면자료를 요구했음에도 회사 측은 명확한 도면 수집이 힘들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올해 1월까지도 소방청이 인입통신구 세부 회선이나 전력 설비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으나 KT 측이 확인해주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 의원은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지적했고,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도 "형사처벌 조항이 있으니 소방청이 고발조치 해야한다"고 힘을 실었다. 하지만 황 회장은 "모든 화재 원인 규명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강조해왔다. 이런 부분은 오늘 처음 들은 것"이라고 답했고, 김 의원은 "청문회에서 소방령이 거짓을 말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KT가 외압을 행사해 김철수 KT 사용직노조경기지회장의 청문회 출석을 막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김철수 참고인이 불출석한 이유는 KT의 직간접적인 외압 때문으로, KT가 아현지사 화재 직후 JTBC와 MBC 등에 방송할 때부터 업체 사장들에게 압박을 가해왔다"며 "청문회에 출석할 경우 계약에서 탈락시키겠다는 협박을 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T가 화재조사 외에도 청문회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KT는 청문회가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것에 협력업체들이 응하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황 회장의 직인을 찍어 내렸다"며 "명백하게 청문회를 방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점심시간에 확인한 결과 김 참고인의 출석에 대해서는 관여한 적이 없고, (협력업체 )공문도 일반적인 안내문이라 (협박과는) 관계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김성수 의원은 "분명한 위증"이라며 "김 참고인으로부터 진술을 확보한 상태로, 앞으로 과방위 차원에서 고발 조치할 것을 위원장에게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정관계 경영고문·채용비리도 '도마'

최근 논란에 올랐던 황 회장의 정관계 경영고문 위촉과 수십억원의 자문료 지급도 도마에 올랐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황 회장이 경영고문을 14명 위촉해 20억원 가까이 돈이 나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황 회장은 "거기에 대해서는 관여를 안했다. 언론을 통해 처음 접한 내용으로, 부문장이 결정하는 일이라 전혀 몰랐던 일"이라는 답변으로 일관했고, 이 의원은 "경영고문 운영지침을 한 번이라도 읽어보시면 그렇게 답변해서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 것"이라며 "정말 몰랐다면 아무런 노동없이 20억원이 나가도록 한 것이니 배임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의원들은 황 회장과 KT 측이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황 회장이 "모르겠다"는 답변을 반복하자 노웅래 위원장도 "사실대로 이야기를 해야지, 모른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KT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서도 황 회장은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답변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김종훈 의원은 "채용비리에 대해 내부 감사를 한 번도 안해봤다면 은폐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인사채용 문제가 이런데, 조직이 제대로 운영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황 회장은 화재 사건의 원인에 관심이 가있는 게 아니라 다른 곳에 관심이 가있는 것 같다"며 "회사를 투명하게 경영하려면 (채용비리를)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T가 지금도 국가 기간통신망으로서는 제일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시장보다는 정치를 무서워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각 정권마다 일하던 사람들이 KT에 들어왔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정부와 국회 출신들을 많이 뽑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견 직원들 뽑는데도 채용비리가 문제가 됐다"며 "어느당(자유한국당) 의원 자제분도 딱 걸려들었다"고 언급했다. 

채용비리를 둘러싼 여당 의원들의 질타가 잇따르자 황 회장은 "검찰 수사가 끝나는대로 자체 조사를 진행하겠다"면서도 "취임 전에 일어난 일로 사료되며, 제가 온 이후에는 그런 내용을 보고받은 바 없다"고 했다. 

야당 일부에서는 청문회 주제가 KT의 경영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에 불편함을 표하는 의사진행 발언도 나왔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여야 간사 합의를 통해 KT 청문회를 채택할 당시에도 여야의 정치공세화 되지 않도록 유의하자고 강조했다"며 "채용비리를 따지면 여야가 자유로울 수 없다. 화재 원인과 대책에 집중한 청문회가 돼야 한다. 위원장께서도 (여야 간) 약속에 어긋난다면 과감히 방향을 조정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KT 화재와 관련해 내부 관리가 안일했다는 지적도 줄을 이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KT가 화재사고 관련 보고하는 과정에서 황 회장이 내용을 아무것도 파악하지 못한다고 느꼈는데, 오늘 청문회에서도 달라진 게 없다"며 "통신구가 있는 아현 현장 직원들과 서대문 직원들도 언제 점검을 했는지 아무도 모르더라. 점검일지조차 없는 점검이 점검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10년 전 화재가 발생한 이후 대책다운 대책이 없었으니 걱정이 아니될 수 없다"고 했다. 

황 회장은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재발 방지와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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