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통령이 되면..."
두 사람간 이런 말은 오가지 안했는지?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 초침'이 째깍째깍 돌면서 대한민국 전체가 숨막힐 지경인 이 순간.
굴지의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의 이재용(56) 회장과 압도적인 국내 제1야당인 민주당 이재명(61) 대표가 20일 공개행사장서 만나 인사말을 나눈 뒤 '10분간 비공개 환담'을 했다. 이재명 대표가 이재용 회장이 주최한 '삼성 청년SW 아카데미'를 방문한 자리였다.
남에게 드러내 보이지 않고 속으로만 어떤 일을 꾸며 우물쭈물하는 속셈이 바로 '꿍꿍이'다. 대관절 저 두 사람은 시커먼 양복속에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 말을 주고 받았을까?
물과 기름같은 두 사람
'10분 비밀대화' 내용은?
좌파경제를 혐오하는 한사람, 그런 재벌을 타파하겠다고 외치는 또 한사람, 이들의 만남이다. 이재용 삼성 회장의 처지는 '반도체 왕국'에서 후발업체인 최태원 SK하이닉스한테 뒤쳐지는 수모까지 겪고 돌파구를 찾고 있는 시점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처지 역시 압도적 제1당 당수로서 대통령이 되느냐? 깜빵에 가느냐?하는 기로에 선 절체절명의 시점이다.
비밀 환담에 배석한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세간에서 예측했던 상법개정안과 반도체특별법(주52시간 예이조항)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이재용 회장은 삼성이 젊은 층과 지역 청년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있다고 (자랑)했고, 이재명 대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 정부의 지원 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도 있어야 한다고 대화 했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브리핑은 이게 전부다.
두사람의 비밀 대화는 이재용 회장의 '정치적·정책적 보험'이 필요했고, 이재명 대표의 '경제적·선거표 보험'이 필요했을 것으로 미뤄 짐작할 수 밖에 없다.
죽겠으니 서로 "살려달라"고 속닥였을까? 두사람의 이름이 이재X.이재X 로 이씨 종친을 넘어 형제항렬이니 서로 돕고 살자는 농담을 했을까?
양측서 의도적으로
흘린 내용은 '주사기'?
이재용 회장과 이재명 대표간 대화 자리에서 코로나19때 삼성전자가 전북 군산의 풍림파마텍의 최소 잔여형 주사기(LDS)를 개발할때 지원 한 사실을 언급했다고 한다.
이재용 회장은 "혁신적인 주사기 생산공정을 개선시킨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하자, 이재명 대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지원해준 모범이 됐다"고 맞장구쳤다고 한다.
이런 대화가 사전 기획된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 '두사람의 공통된 이익'에 부합되는 홍보거리 소재임이 분명했다.
일반 주사기는 바늘과 연결되는 몸통(허브)이 분류돼 있어 주사할때마다 손이 많이 가는데다 잔류 약물이 항상 아깝게 많이 남게 마련이었다.
그러나 LDS주사기는 주사기와 허브가 일체형으,로 돼 있어 즉각 사용하기가 편리할뿐더러 비싼 약물이 거의 남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일반주사기는 주사후 남는 약물이 평균 0.07㎖가 남는데 LDS는 그 절반인 0.035㎖ 이하로 줄였다. 백신 주사약 한병당 일반 주사기는 5명을 처방하지만, LSD주사기는 6명이 가능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팬데믹 국난극복 홍보물'로 지긋지긋하게 우려먹은 소재거리다.
사실 두 사람의 비밀 대화 10분이면 꽤 긴 시간이다. 밝히고 싶은 이야기 이외에 또다른 숨겨진 이야기가 없이 차만 마시면서 침묵의 시간을 보냈을까?
"혹시 대통령이 되시면..." "내가 대통령이 되면..."
두 사람간 이런 말은 오가지 안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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